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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문화적 문제로 아랍이 거부한 영화들
박혜명 2006-02-15

<뮌헨>

<시리아나>

<뮌헨> <시리아나> <브로크백 마운틴> 등 올해의 오스카 화제작들이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 중동 지역 배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뮌헨>과 <시리아나>는 각각 팔레스타인-이스라엘간 정치 보복, 중동-미국간 정치·경제적 이해관계를 파고드는 정치드라마. <브로크백 마운틴>은 두 젊은 카우보이의 오랜 사랑과 우정을 그린 동성애 멜로드라마다.

두편의 정치영화와 한편의 동성애 멜로드라마가 중동 지역에서 환대받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뮌헨>의 경우 이집트와 걸프만의 여러 국가들에서는 정치적 이슈보다 노출 장면이 문제시되고 있다. <뮌헨>은 최근 주인공 아브너(에릭 바나)와 그의 아내가 벌이는 누드 베드신을 삭제하는 것으로 아랍에미리트의 심의를 통과했다. 쿠웨이트, 바레인 등 다른 아랍국들의 심의도 같은 방식으로 거칠 예정이다. 레바논에서는 <뮌헨>의 정치적 사안에 관해서도 예민해하고 있다. 석유산업을 중심으로 중동-미국간 이해관계를 그린 <시리아나> 역시 정치적 이슈로 여러 중동 국가들이 자국 내 개봉을 꺼리고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동성애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이슬람 국가들 사이에서는 개봉이 아예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 때문에 배급 난항을 겪고 있는 <뮌헨>과 <시리아나>는 역설적으로 아랍국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제작이 가능했다. <시리아나>의 경우 중동 지역에서의 로케이션 촬영이 필수였고 제작진은 아랍에미리트 정부의 사전 시나리오 심의를 거쳐 촬영을 허가받은 바 있다. 이 때문에 <시리아나>는 아랍에미리트 개봉만은 수월히 할 수 있게 됐다. 이집트는 이 사실만을 근거로 <시리아나>의 자국 개봉을 허용한 상태다. <뮌헨> 또한 영화 줄거리상 아랍계 이스라엘 배우들이나 팔레스타인 출신의 배우들과 긴밀히 작업할 수밖에 없었던 경우. <뮌헨>은 이 영화에 출연하기도 한 팔레스타인 출신 여배우 히암 아바스의 자문을 얻어 팔레스타인 영토 내 개봉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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