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두 남녀의 ‘진짜’ 사랑찾기 2년 전 폭스TV 리얼리티쇼 모티브 삼아
2003년 미국에서는 폭스티브이가 제작한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라는 리얼리티쇼가 화제가 됐었다. ‘가난한 남자가 백만장자를 가장해 자신의 배필을 찾는다’는 내용의 이 오락 쇼는 국내 한 케이블 방송사를 통해 우리나라에도 소개됐다.
에스비에스가 이 리얼리티쇼를 모티브로 삼은 드라마를 방송한다. 주말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후속으로 26일부터 시작되는 <백만장자와 결혼하기>(극본 김이영, 연출 강신효)가 그 드라마. <백만장자와 결혼하기>는 중학교 동창인 평범한 남녀가 우연히 ‘백만장자’ 리얼리티쇼에 출연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다루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김영훈은 가난한데다 머리도 나쁘지만 인물 하나는 잘생긴 꽃미남이다. 마음씨도 착하다. 이런 영훈에게 방송국에서 텔레비전 리얼리티쇼에 나와 가짜 백만장자 노릇을 해달라는 제안이 온다.
영훈이 가짜 백만장자로 나선 이 리얼리티쇼에 영훈의 중학교 동창이자 첫사랑이었던 한은영이 후보 여성으로 출연한다. 은영은 영훈이 공부도 못하고 가난했던 게 못마땅하지만 백만장자가 된 영훈에게 마음이 흔들린다. 영훈은 이 쇼에서 빼어난 미모의 여성 후보들을 제치고 볼품없는 은영을 파트너로 선택한다. 영훈의 선택을 받은 은영은 “영훈이 가짜라도 그를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영훈이 가짜라는 사실을 알게 된 은영은 이 프로가 끝나자 영훈을 차갑게 외면한다.
그런데 이 두 남녀 주위에 진짜 왕자와 공주가 나타나면서 애정 구도가 복잡해진다. 명문가의 아들에 사시 합격, 판사 출신의 화려한 경력을 지닌 이 프로그램 피디 유진하는 솔직하고 용감한 은영에게 사랑을 느낀다. 영훈에게 연기 지도를 해주던 배우이자 방송사 사주의 딸 정수민도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선 목숨까지도 내놓을 정도로 우직한 영훈에게 조금씩 마음이 빼앗긴다. 이 두 왕자와 공주의 애정 공세가 시작되면서 주인공들 사이에 복잡한 애정 구도가 펼쳐진다.
에스비에스 <토지>에서 최서희 역을 연기했던 김현주가 평범한 외모에 생활력 강한 계약직 은행원 한은영 역을 맡았다. 가난하지만 착한 남자 김영훈 역에는 에스비에스 <그린로즈>, 영화 <썸>의 고수가 캐스팅됐다. 또 유진하 피디 역은 신인 연기자 윤상현이, 배우 정수민 역은 손태영이 맡는다.
제작진은 10월 중순 프랑스 보르도 인근의 한 성에서 리얼리티쇼 제작과정을 촬영했다. 고성을 배경으로 한 화려한 영상은 3회부터 7회까지 그려진다. 일부에선 이 드라마가 호화로운 데이트 장면이 등장하고 드라마 제목에도 ‘백만장자’가 들어가 시청자들에게 자칫 위화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출을 맡은 강신효 피디는 “‘짝퉁’ 신데렐라와 개구리 왕자의 진실한 사랑 찾기를 다룰 예정”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단막극이 아닌 미니시리즈로 풀기 위해 리얼리티쇼 등의 장치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인공들은 친숙한 이웃 같은 이미지를 전할 것”이라며, “다른 미니시리즈에 견줘 주인공 주변의 인물을 많이 등장시켜 가족 이야기도 풍성하게 다룰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