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그림 동화>로 <아름다운 시절> 이후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는 이광모 감독(씨네21 자료사진)
김기덕, 이광모, 쓰카모토 신야, 린쳉솅, 프루트 챈 등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감독들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들고서 부산을 찾는다. 라오스, 스리랑카, 파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이제 막 영화의 불씨를 피워올리고 있는 나라들의 신예감독들도 부산을 방문한다. 10월6일부터 14일까지 9일 동안 열리는 1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따르면, 올해 8번째를 맞는 PPP(Pusan Promotion Plan)는 역대 최대 규모로, 모두 19개국 27편의 프로젝트가 선정됐다.
PPP가 그동안 축적한 성과는 올해 접수된 작품 수에서 드러난다. 지난 6월30일 마감된 프로젝트 공모 마감에는 150여편의 프로젝트가 접수됐으며, 지난해에 비해 20%나 늘어났다. 부산영화제쪽은 이와 관련, PPP 선정작의 경우 “아시아의 메이저급 세일즈 회사와 바이어들이 대거 포진하는 만큼 투자 유치뿐만 아니라 해외 마케팅 측면에서도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올해는 예테보리영화제 펀드의 지원으로 선정작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27편의 프로젝트 중에서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는 작품은 김기덕의 <아름답다>(가제)와 이광모의 <나무 그림 동화>다. 김기덕 감독은 타고난 이야기꾼답게 현재 준비 중인 <총>에 이어 제작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지는 <아름답다>(가제)를 PPP에 내놓았다. 아름다운 외모 때문에 고통을 겪는 한 여자가 광기와 파국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 그려질 예정이다. <아름다운 시절> 이후 오랫동안 메가폰을 놓고 있던 이광모 감독도 질곡의 현대사를 배경으로 엄마와 태아가 나누는 독특한 대화의 첫장을 열어 보일 계획이다.
부산영화제가 밝혔듯이, PPP에 선정된 27편의 작품 중 무려 7편이 중국권 영화들이다. 린쳉솅의 <북위 5도, 남위 20도>, 장초치의 <나비>, 프루트 챈의 <미얀마에 빛나는 네온> 등 3중국영화들이 대거 PPP에 안착했다. 이 밖에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고립된 인간들이 극한의 상황에 처하는 쓰카모토 신야의 <전쟁 영화 이야기>(가제), <귀여워> 이상으로 독특한 캐릭터들이 난무하는 김수현의 <프리즌 호텔>(가제), 2년 전 <오사마>로 부산을 찾은 세디그 바르막의 <아편전쟁>, 버거킹 이태원점 살인사건을 쫒는 홍기선의 <거울파편>(가제) 등이 해운대를 찾게 된다.
한편, PPP의 부대행사로 “한국 신인감독들의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기발한 아이디어와 작품의 제작 가능성을 고려하여 선정하는” NDIF(New Directors in Focus)에는 박은영의 <4차원 소녀>, 정희성의 <내 곁에 있어줘>, 김소영의 <불꽃소녀>, 조형식의 <성냥공장청년>, 이지선의 <우리사랑 곰곰>, 홍두현의 <질풍노도> 등이 뽑혔다. PPP는 영화제 기간인 10월10일부터 12일까지 3일 동안 열린다. 좀더 자세한 사항은 www.piff.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