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나무 잡치기’,‘코끼리 상아 찍기’. 무에타이 기술에 붙여진 이름들이다. 예부터 타이 사람들은 코끼리를 숭배해왔다. 특히 왕에게 바치는 코끼리는 함부러 다뤄선 안 될 진기한 영물이었다. 전편에서 불상을 되찾기 위해 도굴꾼들을 뒤쫒던 토니 자가 이번엔 밀매꾼들에게 빼앗긴 코끼리를 되찾기 위해 머나먼 호주까지 날아간다. 살인사건에 휘말리는 바람에 경찰의 추적까지 따돌려야 하는 캄(토니 자)은 왕실의 근위대였던 조상들의 용맹스러움을 끊임없이 떠올리며 마피아 일당과 맞선다.
<옹박: 두번째 미션>은 훼손된 전통을 복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청년의 무용담을 전편에 이어 충실하게 재현한다. 영화의 원제 ‘똠얌꿍’은 타이의 전통음식이지만, 극중 현실에선 매춘과 마약을 일삼는 범죄소굴이다. 비단 코끼리만이 밀반출된 것이 아님을 알게 된 캄은 “가진 것 없다면 우리 몸이 무기가 되지”라는 아버지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서, 외지에서 자존을 잃고 살아가는 동포들을 이용해 큰돈을 버는 마담 로즈(진 싱)를 응징하려 한다.
동양과 서양의 대결 구도가 전면에 드러나지만, 토니 자가 겨냥한 진짜 상대는 아무래도 죽은 이소룡인 듯 하다. 전편이 성룡의 애크로배틱 기예를 넘어 자유롭게 활공하는 토니 자의 모습을 부각시키려고 애썼다면, 이번에는 분노를 모아 살의를 전하는 짧고 굵은 몸동작으로 액션장면들이 이뤄져 있다. 튼튼하고 날카로운 코끼리의 상아처럼 두 무릎을 꺾은 뒤 새처럼 날아들어 예닐곱명을 단번에 해치우는 발차기를 시작으로 토니 자는 숨쉬지 않고 수십명의 팔다리를 꺾어놓는다. 후반부에 연달아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는 듣기 거북할 정도다.
볼거리가 많아졌다는 것 또한 특징이다. 토니 자의 맨몸 액션을 제하고는 뚝뚝(타이의 3륜 오토바이) 묘기가 전부였던 것에 비해 제작진은 두 번째 미션 수행을 위해 수십 마리의 코끼리떼를 등장시키고 수중보트 추격장면 등을 추가로 마련했다. 호주에서 상당부분 촬영을 진행한 탓에 제작비는 전편의 10배가 넘는 100억바트(약 30억원) 이상이다. 그러나 매끄러운 드라마는 기대하진 말 것. 토니 자의 액션장면 위주로 편집한 탓에 이야기는 수시로 끊기고, 조연들은 허수아비나 다름없는 신세다. <옹박-무에타이의 후예>에 감탄을 금치 못했던 프랑스와 북미에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이미 사전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