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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푸른 영상을 만난다, 제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김수경 2005-08-03

제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8월5일부터 닷새간 필름포럼에서

개막작 <이탈리안>

일곱 번째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이하 SIYFF)가 열린다. SIYFF는 ‘키즈 리턴’이라는 슬로건 아래 8월5일부터 9일까지 종로구 낙원동 필름포럼에서 개최된다. 올해 SIYFF에서는 9개국의 청소년들이 만든 43편의 단편영화들이 경쟁부문에 진출·상영되고, 12편의 장편영화, 17편의 단편영화가 초청작으로 상영된다.

개막작은 안드레이 크라프추크 감독의 러시아 장편영화 <이탈리안>이다. <이탈리안>은 이탈리안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고아원에 사는 여섯살 먹은 남자아이 바냐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드라마다. 로베르토와 클라우디오 부부는 이탈리아에서 입양을 위해 러시아의 한 고아원을 찾아온다. 고아원 원장과 브로커 세미온은 바냐를 그들에게 소개한다. 그들이 돌아가고 아이들은 바냐를 ‘이탈리안’이라 부른다. 고아원의 실상은 어른들의 세계, 즉 러시아 사회와 마찬가지로 매우 거칠다. 어른들은 아이들을 끝없이 협박하고, 어린이들은 노동 착취에 시달린다. 한살이라도 나이가 많은 아이들은 마피아 행세를 하며 거들먹거린다. 이 와중에 바냐는 이탈리아행을 포기하고 친엄마를 찾아나선다. <얼지마, 죽지마, 부활할 거야>를 연상시키는 음울한 화면과 아역들의 실감나는 연기가 인상적이다. 영화 말미에 궁지에 몰려 저항하는 바냐의 몸부림은 실로 처절하다.

단편 초청작에는 클래식 음악을 주로 사용하면서 대사보다는 영상미에 집중한 작품이 다수 포진되었다. <시선>은 설원의 골짜기를 지나는 협궤열차를 배경으로 한 북유럽판 <소나기>다. 열차를 탄 소녀와 기차역에 있던 소년은 우연히 눈이 마주친다. 소년은 산을 타고 내려가 번번이 기차역에서 먼저 소녀를 기다린다. 하지만 소녀는 물끄러미 그를 바라볼 뿐이다. <비가 오는데>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와 유사한 모티브의 영화. 물을 길러 먼길을 걸어다니는 소녀가 비가 내리는 날 겪는 하루를 그려냈다. 비가 새는 집에서 어머니를 위한 소녀의 몸짓은 애틋하다.

<녹색행성의 계략>

단편경쟁 부문에는 판타지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들이 많다. 고도 자본주의를 희화화한 <더 리틀 맨>은 미니멀리즘한 뮤직비디오처럼 연출되었다. 검은 양복을 입고 회사에서 기계처럼 일하던 어린이 햄퍼스는 어느 날 사표를 내던지고 환상의 세계로 빠져든다. 다시 세상으로 돌아온 햄퍼스가 일중독에 빠진 어른들을 태극권, 그림, 음악으로 설득한다. 이청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녹색행성의 계략>도 상상력이 한껏 발휘된 작품이다. <지구를 지켜라!>의 병구의 사촌격인 여주인공은 “녹차의 유행이 외계인의 음모”라고 여긴다. 그녀는 사람들이 녹차나 그와 관련된 음식을 먹는 것을 결사적으로 방해한다. <란돌프와 희한한 동물들>은 주인공 란돌프가 ‘친구 만들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겪는 이야기를 다뤘다. 프로그램으로 소개된 란돌프의 친구들은 호랑이, 고양이, 판다다. 애니메이션 기법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매우 짧은 실험영화인 <살짝만 건드리면 톡 터진답니다>도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준다.

영화제와 더불어 SIYFF의 주요 행사인 영화제작캠프도 국내 청소년 150명, 외국 청소년 50명이 참가하여 영화제 기간 동안 남양주종합촬영소에서 열린다. 영화관람과 비평 및 이론수업을 중심으로 한 영화비평캠프도 영화제 기간 동안 병행된다. 8월8일에는 남북 청소년의 문화교류를 위한 통일청소년영화포럼이 개최될 전망이다. 내년 SIYFF에 북한 청소년의 영화를 출품받기 위해 북쪽에 의사를 타진한 영화제 사무국은 포럼을 통해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SIYFF 홈페이지(www.siyff.com)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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