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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Up] 파파라치가 사는 법
박은영 2005-07-29

디지털 시대의 과열 경쟁이 불러온 ‘파파라치 패러다임’의 변화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파파라치 사진

파파라치는 무엇으로 사는가? 너무 새삼스러운 질문이지만, 최근 들어 미국 언론에서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스타의 자동차를 가로막거나 쫓아가거나 심지어 들이받는 행동으로 줄줄이 법적 처분을 받게 된 파파라치들의 소식이 보도되면서, 이들의 과도한 프로정신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를 진단하는 기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인사이드 포토 워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베테랑 파파라치와의 심층 인터뷰를 실었다. 15년 전에 일당 50달러를 받고 타블로이드용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는 이 파파라치의 회고에 따르면, 당시 LA에는 10명 남짓한 파파라치가 존재했을 뿐이지만, 현재는 200여명이 활동 중이라고 한다. 그만큼 좋은 사진을 건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이 ‘최상급’으로 치는 사진은 스타의 연애나 결별에 관한 가십에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말하자면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다. 일례로 함께 영화를 찍으며 염문을 뿌렸던 브래드 피트안젤리나 졸리의 해변 데이트를 포착한 사진은 50만달러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스타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경호원이나 비서 등의 내부자와 거래하기도 하고, 전직 갱단이나 거리 화가 등을 조력자로 동원하기도 한다. 자신이 소속된 포토 에이전시에서 정보와 지령을 받아, 이를 따라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에이전시를 끼고 일을 하는 경우엔 자신과 소속사가 60 대 40, 적게는 50 대 50으로 수입을 나눠야 하기 때문에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파파라치도 늘어나는 추세다. 이동할 때마다 어마어마한 촬영과 인화 장비를 끌고다니던 예전과 달리, 디지털 시대를 맞은 파파라치들은 손쉽게 사진을 찍고 이를 디지털 포맷으로 재빨리 유통시킬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최근 이들의 과열 경쟁에 제동을 거는 사건들이 벌어졌다. 린제이 로한이 자신의 자동차를 고의로 들이받은 파파라치를 고소했고, 리즈 위더스푼도 자신의 승용차를 가로막고 따라붙은 파파라치를 고소했다. 이를 계기로 포토 에이전시와 잡지사가 수사선상에 오른 가운데, 자성의 분위기가 조성된 것도 사실이지만, 잠깐뿐이었다. “자제하는 사람이 있으면, 분명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 현역 파파라치가 전하는 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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