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7일 오전(현지시간)에 발생한 폭탄 테러로 영국 런던 극장들은 거의 폐업 분위기라고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테러 공격을 당한 지역은 러셀 광장, 킹스 크로스, 리버풀 스트리트 등 런던의 중심가다. 연극 공연장과 멀티플렉스 등 문화시설이 밀집해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UCI와 오데온 극장은 아예 영업을 정지했으며 다른 극장체인들도 혼란한 상황이 가라앉기를 기다리며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한 극장관계자는 “사람들이 웨스트 엔드(세계적인 뮤지컬 명소) 쪽으로 가기를 꺼리고 있다”고 증언했다. 또 지하철과 버스 폭발로 인해 대중교통이 마비됐기 때문에 아무리 용감한 영화광이라도 시내로 접근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런던 극장업계는 이번 주말 흥행 침체를 감수해야 할 듯하다. <우주전쟁>은 꾸준히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지만 티켓 예매업계는 35~38% 정도 판매율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다른 극장관계자는 “미국 9/11 테러 직후 재난영화 비디오 대여율이 상승했다”며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는 누구나 집에서 가족들과 지내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원래 킹스 크로스가 배경인 앤서니 밍겔라 감독의 신작<브레이킹 앤드 엔터링>(Breaking and Entering)이 마침 이번 주에는 조금 떨어진 곳에서 촬영하는 바람에 불상사를 피했다고 한다. 제작사 미라맥스/웨인스타인 Co.의 프로듀서 콜린 베인즈는 “상부로부터 계속 촬영하라는 지시를 전달받았다”면서 “런던에서 살아가는 여러 계층들에 관한 영화인만큼 계속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만약 촬영을 멈춘다면 테러에 굴복하는 것과 같다”고 의지를 밝혔다. 우디 앨런의 제목 미정 신작 또한 원래 런던에서 제작 중이었지만 테러 발생 당시 다른 곳에서 촬영을 해 다행히 피해를 입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