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비긴즈>

올 여름 미국 극장가에는 속편과 리메이크영화들이 대거 개봉된다. 이미 할리우드에는 흥행을 보장해주는 기존 성공작의 속편과 프랜차이즈, 또는 리메이크 작품들이 자주 제작돼왔다. 그러나 올 4월부터 8월 사이에는 20여편이나 개봉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시리즈 속편으로는 5월19일 개봉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와 6월17일 개봉되는 <배트맨 비긴즈>가 가장 대표적인 작품. 이미 극장에서는 두 작품의 광고를 거의 한달 전부터 틀고 있고, 잡지나 옥외 광고에서도 많이 접할 수 있다. 3년 전 <스타워즈 에피소드2: 클론의 습격> 이후 오랫동안 속편을 기다려온 <스타워즈> 팬들은 이미 티켓 예매를 차례로 매진시키고 있다. 또 97년 <배트맨과 로빈> 이후 슬럼프에 빠졌던 <배트맨> 시리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주연을 맡은 크리스천 베일의 합세로 다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빈 디젤을 대신해서 아이스 큐브가 주연한 <트리플X2: 넥스트 레벨>(4월29일)과 <엑소시스트: 도미니언>(5월20일), <듀스 비갈로2>(8월12일) 등도 있다. 특히 폴 슈레이더가 연출한 <도미니언: 엑소시스트 전사(前史)>은 지난해 개봉된 <엑소시스트: 더 비기닝> 이전에 제작된 작품이었지만, 제작사의 반대로 개봉되지 못했던 작품. 하지만 일부 영화제에서 소개된 뒤 반응이 좋자 5월 말에 한정 개봉한 다음 곧바로 DVD 출시될 예정이다.

리메이크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들은 팀 버튼 감독과 조니 뎁이 다시 손을 잡은 <찰리와 초콜렛 공장>(7월15일),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연출하고, 빌리 밥 손튼이 출연하는 <꼴찌 야구단>(7월22일), 제임스 토백 감독의 78년작 <손가락들>(Fingers)을 다시 만든 프랑스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비트 댓 마이 하트 스킵트>(The Beat That My Heart Skipped, 7월1일) 등을 들 수 있다.

<찰리와 초콜렛 공장>

<찰리…>는 71년 뮤지컬 <윌리 왕카와 초콜렛 공장>을 리메이크한 것으로 원작보다는 훨씬 어둡고, 출연진이 노래를 하지도 않는다고. <비포 선라이즈>와 <비포 선셋>으로 유명한 링클레이터 감독은 76년 월터 매튜와 테이텀 오닐이 출연한 컬트 클래식 <꼴찌 야구단>을 다시 만들었다. <비트…>는 <스페니쉬 아파트먼트> <아르센 뤼팽> 등으로 알려진 로맹 뒤리스가 원작의 하비 카이틀의 뒤를 이어 아버지의 사업과 피아니스트로의 길 사이에서 방황하는 젊은이를 연기해 트라이베카영화제를 비롯한 각종 페스티벌과 미디어에서 화제작으로 꼽히고 있다.

이외 리메이크영화들로는 4월15일 개봉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던 <아미티빌 호러>를 필두로 패리스 힐튼이 출연해 화제를 모으는 53년작 리메이크 <하우스 오브 왁스>(5월6일), 일본영화 <검은 물 밑에서>를 리메이크한 <다크 워터>(7월8일) 등의 공포영화들이 있다.

또 74년 디즈니 영화 <마법의 자동차>를 다시 만든 린제이 로한 주연의 <허비>(6월24일), 2001년 다큐멘터리 <독타운과 Z 보이즈>를 영화화한 <로즈 오브 독타운>(6월3일), 피터 셀러스의 시그니처 캐릭터를 바탕으로 한 <핑크 팬더>(8월12일) 등이 소개된다. 버트 레이놀즈가 주연했던 74년작 <롱기스트 야드>(5월27일)는 애덤 샌들러와 크리스 록, 그리고 레이놀즈가 역시 출연하는 리메이크로 다시 선보인다. 한편 영화뿐 아니라 50∼70년대 클래식 TV시리즈를 영화로 리메이크한 작품들도 늘어났다. 니콜 키드먼과 윌 페렐이 줄연한 <비위치드>(6월24일)는 60년대 동명 TV시리즈를 바탕으로 했고, 세드릭 디 엔터테이너, 마이크 엡스 등이 출연하는 <허니무너스>(The Honeymooners, 6월10일)는 50년대 시리즈를 바탕으로 했으나 영화에서는 메인 캐릭터들이 모두 흑인으로 바뀌었다. 팝가수 제시카 심슨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더 듀크 오브 해저드>(8월5일) 역시 70년대 인기 시리즈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클럽 드레드> <와일드 패트롤>의 제이 칸드라세카가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