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회 전주국제영화제가 4월28일 전북대 문화관에서 열린 개막식을 시작으로 9일에 걸친 축제의 돛을 올렸다. 영화배우 정진영과 장신영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는 개막작 <디지털 삼인삼색 2005>의 감독인 아핏차퐁 위라세타쿤과 쓰카모토 신야, 송일곤을 비롯해 영화배우 이문식, 이영하, 정태우, 정웅인, 영화제 홍보대사 김동완 등이 참석해서 대열을 정비한 여섯 번째 전주영화제에 축하 인사를 건넸다. 개막작인 <디지털 삼인삼색 2005>는 대안과 디지털영화를 옹호하는 전주영화제가 1회부터 지속해온 프로젝트. 세명의 감독에게 제작비를 제공해서 만드는 디지털 옴니버스영화다.
올해 전주영화제는 가장 대중적인 섹션이라고 볼 수 있는 ‘영화궁전’을 7편에서 15편으로 늘리고, 지난해보다 108편이 줄어든 176편으로 상영작을 확정하는 대신 편당 상영횟수를 늘리는 등, 전주 시민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상영관을 찾기도 쉬워졌다. 지난해까지 메인 상영관 중 하나였던 전북대 문화관이 개·폐막식장으로만 사용되기 때문에 상영관이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 집중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벤트와 공연, 전시 등을 위한 공간 ‘JIFF FESCADE’도 고사동에 자리잡아 예년보다 축제다운 분위기가 한층 더해졌다는 평이다. 풍남제와 전주대사습놀이, 종이문화축제 등의 전통적인 축제들도 전주영화제 일정 주변에 배치되어 봄날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예매율도 예년보다 높은 편. 1500석 규모의 전북대 문화관이 빠지면서 객석이 4177석에서 2535석으로 줄기는 했지만, ‘영화궁전’, ‘시네마스케이프’, ‘불면의 밤’ 등의 인기 섹션은 빠른 속도로 매진을 기록하고 있다. <다섯개의 시선> <나의 개 봉봉> <전주 소니마주> 등이 1회 혹은 2회 완전 매진을 기록한 영화들이고, <태풍클럽> <꿈꾸는 열다섯> <사라방드> 등은 현매분만 남아 있어 예매를 서둘러야 할 영화들이다.
국내외 감독과 배우 등 게스트의 참여가 저조하고 자주 교체되는 스탭들이 노하우를 쌓지 못한다는 점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받아온 전주영화제의 단점. 그러나 민병록 집행위원장은 “10회 영화제를 바라보면서 수술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구조를 조정했다”고 말해 변화 속의 발전을 모색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민 위원장은 올해 안에 디지털영화 후반작업 시설을 건설해서 전주가 지원한 디지털영화를 내년 영화제에서 상영하고 싶다는 다부진 청사진 또한 펼쳐 보였다. 전주영화제는 지난해부터 인더스트리 스크리닝을 진행하고 여러 번의 세미나를 준비하는 등 단순히 영화만 상영하는 영화제를 지양하고자 하면서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벌써 여섯해가 지났지만 전주영화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