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판 소프트웨어의 진앙지로 꼽히는 중국이 해적판 DVD를 판 미국인에게 2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중국에서 팔리는 DVD 등 소프트웨어의 90% 이상이 해적판(<워싱턴 타임스>), 100장 가운데 5장만이 진품(<버라이어티>)이라는 건 공공연한 사실. 중국과 미국 세관당국은 3년여의 공조수사 끝에 처음으로 미·중 합작 불법업체를 붙잡았다. <차이나데일리> 등 중국 언론은 지난 4월20일 이를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은 그간 미국으로부터 불법 복제물 규제에 대해 강한 압박을 느껴왔다. 할리우드는 아시아에 떠도는 해적판 DVD로 미국 영화업계가 지난해 입은 피해액수만 8억9600만달러, 전세계적으로는 35억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해왔다.
지난19일 상하이 제2지방법원은 랜돌프 홉슨 거스리 3세와 아브람 코디 스러시에게 온라인에서 해적판 DVD를 판매한 혐의에 대해 2년6개월의 중형을 내렸다. 두 미국인과 중국쪽 피고인 우동, 우시바이오는 벌금 50만위안(6만6500달러)도 물게 됐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거스리 일당은 2003년 11월3일∼2004년 7월1일 사이에 ‘3달러 DVD’라는 웹사이트와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를 통해 복제 DVD를 25개국 소비자에게 장당 3달러에 판매하며 부당이득을 취했다. 당국은 최소한 18만장, 값으로는 700만위안(84만달러)어치의 DVD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했다. 당국은 미국에서만 2만장이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상하이 법원은 주범 거스리에게는 6만500달러의 벌금을 매겼고, 아브람과 우동, 우시바이오에게도 각각 15개월 이하의 징역과 1만∼3만위안의 벌금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체포된 뒤 구금상태에서 재판을 받았다. 상하이 법원 판사는 두명의 미국인 모두 복역기간을 마치는 대로 중국에서 추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공동수사를 한다고 해서 중국이 해적판 DVD의 왕국이라는 지위에서 곧장 내려올 것 같지는 않다. <타임스>와 <CNN>이 여론조사기관 TNS에 의뢰해 지난 2월3일부터 3월13일까지 아시아 12개 나라를 대상으로 실시한 해적판 상품에 관한 여론조사에서 중국 정부는 아예 여론조사 자체를 거부하기도 했다. 지난 2월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겨우 응답자의 4%만이 해적판이 도둑질이라는 데 동의했다. 지난해 중국은 3500만장의 불법 DVD를 압수했다. 지지난해의 2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