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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간 침체 일로였던 파라마운트의 셰리 랜싱 사장 내년 말 사임
김혜리 2004-11-10

할리우드 우먼 파워, 사표 제출

할리우드 사상 최초의 여성 스튜디오 대표인 파라마운트픽처스의 셰리 랜싱(60) 사장이 현재 계약이 만료되는 2005년 말 사임할 것이라고 11월2일 공식 발표했다고 <버라이어티>가 보도했다. 랜싱은 바이어콤 공동대표 톰 프레스턴에게 자신의 후임자를 물색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주기 위해 14개월 앞서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또한 1992년 취임 뒤 12년간 머무른 대표직을 떠나는 사유를 “인생의 새 장을 맞고 싶어서”라고 설명하며 “하지만 남은 재직기간 중 한 박자도 놓치지 않고 일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향후 거취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랜싱의 지인들은 그녀가 평소 관심이 깊던 자선이나 정치에 매진할 거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셰리 랜싱은 존 케리 민주당 대통령 후보를 적극적으로 지지해왔다.

한편, 랜싱의 사임 소식에 할리우드는 놀랄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최근 3년간 파라마운트가 침체를 면치 못했기 때문. 지난 3년 동안 파라마운트의 히트작으로는 <썸 오브 올 피어스> <이탈리안 잡> <스쿨 오브 락> <퀸카로 살아남는 법> <잭애스> <디 아워스> 등이 있으나 이중 어느 작품도 미국 박스오피스 1억2천만달러는 넘기지 못했다. 이제 이미 파라마운트 모회사 바이어콤 그룹의 섬너 레드스톤 회장은 지난해 11월, 10년간 랜싱의 상관이었던 바이어콤 엔터테인먼트의 조너선 돌겐 대표 대신 톰 프레스턴과 레스 문베스를 공동대표로 임명한 바 있다.

배우로 출발한 셰리 랜싱은 파라마운트 사장으로 취임하기에 앞서 이미 1980년 이십세기 폭스의 프로덕션 대표로 부임해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메이저 스튜디오의 제작 책임자가 된 할리우드의 대표적 파워 우먼. <할리우드 리포터>의 연례 ‘엔터테인먼트 산업 파워우먼 100’ 순위에서 2002년에는 1위를 차지했고 2003년에는 콜럼비아픽처스 사장 에이미 파스칼, 유니버설픽처스 사장 스테이시 스나이더, CBS엔터테인먼트 회장 낸시 텔렘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은밀한 유혹> <위험한 정사> <피고인> <더블 크라임> 등 삶의 위기를 돌파해가는 여성들을 그린 영화가 그녀의 작품이다. 파라마운트 재직 중에는 <포레스트 검프> <브레이브 하트> 그리고 폭스와 공동제작한 <타이타닉>으로 오스카 작품상을 획득했고 <야망의 함정> <왓 위민 원트>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로 흥행 성공을 맛보았다. 또 <디 아워스> <스쿨 오브 락> 등 많은 작품에서 함께 일한 명제작자 스콧 루딘과 돈독한 파트너십을 과시해왔다.

<버라이어티>는, 셰리 랜싱의 빈자리를 채울 후임자로 폭스 서치라이트의 피터 라이스 사장, 스튜디오 사장을 지낸 제작자 로렌조 디 보나벤추라와 빌 메커닉, 소니의 매입으로 직책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MGM의 크리스 맥거크 부사장 등 10여명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마이클 아이즈너를 떠나보내는 디즈니, 웨인스타인 형제가 물러나는 미라맥스도 후임 경영자를 찾는 중이라 파라마운트의 인력사냥이 수월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