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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연예가, ‘한류’ 확산에 경계감
2004-10-14

<겨울연가>로 불붙은 일본 내의 한류 열풍이 드라마를 넘어 영화, 음반, 출판, 광고 등 문화산업 전반으로 확산되자 일본 연예가에서 '견제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지금 일본의 브라운관은 한국 드라마 일색. 아침, 저녁으로 공중파와 위성 채널을 돌리다보면 많게는 한국 드라마 2편이 일어 자막과 함께 동시에 방송을 타고 있을 정도이다. 니혼TV가 최근 월-목요일 오전 배용준 주연의 <호텔리어>를 시작한데 이어 공영 NHK가 <아름다운 날들>, NHK의 위성 2채널이 <대장금> 방영에 들어갔다. 이어 후지TV가 16일부터 최지우 주연의 <천국의 계단>을, 니혼TV가 김정은 주연의 <파리의 연인>을 내년부터 각각 방영한다. 김하늘 주연의 <해피투게더>와 <로망스> 등도 최근 방송을 타고 있거나 인기리에 방영됐다.

이들 드라마 중간 중간에는 배용준, 최지우 등 한류 스타들의 광고가 끼여든다. 소니와 롯데, 오오쓰카 제약의 CF에 출연했던 배용준은 최근 다이하쓰의 경차 광고에도 출연하기로 결정됐다. 최근 한ㆍ일 공동 방영 드라마의 주연을 차지한 김하늘은 일본 굴지의 광고대행사인 덴쓰로부터 개런티 10억원에 화장품 모델을 제의받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광고계의 러브콜이 뜨겁다. 주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최지우 주연 등 13편의 드라마 배너 광고가 떠있어 이대로라면 인터넷 공간의 점령도 시간 문제다. 비디오 가게에는 배용준 주연의 사극 멜로 영화 <스캔들>과 송강호 주연의 <살인의 추억>이 최근 DVD 등으로 등장, 대여 순위의 윗자리를 올라 있고, 최근 일본에서 성공리에 종영한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각각 이달과 다음달 선보인다는 홍보 전단이 나붙어 있다.

출판시장에서도 한류 열풍은 대단해 일본 인터넷서점인 '아마존 재팬'에서 베스트셀러 항목 100위 안에 한류 스타와 관련된 영화대본과 사진집, 캘린더 등이 10종이나 랭크됐다. 1위인 '한류 스타의 시대 3'이라는 제목으로 한류스타인 이병헌과 류시원의 모든 것을 '해부'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겨울연가 2005년도 캘린더'가 3위에 오르는 등 모두 4종류가 톱 10에 올랐다. 최근에는'한국의 4천왕'(四天王)으로 불리는 배용준, 이병헌(사진), 원빈, 장동건이 잇따라 일본을 방문해 사진집을 내거나 사진촬영 계획을 발표했다.

이처럼 문화산업의 전 영역을 한국 스타들이 점령할 태세를 보이자 일본에서는 연예계를 중심으로 경계심리가 꿈틀거리고 있다. '건배' 등으로 한국에도 알려진 일본의 나카부치 쓰요시는 한국 스타들이 광고계를 휩쓸 태세를 보이자 CF 도전을 선언하고 지난 8월 자신의 고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7만여명의 팬이 몰린 덕택에 자신의 첫 CF를 따냈다. 그뿐 아니라 일본 연예계에서는 한국과의 공동 관련사업을 줄이고 홍콩과 대만, 동남아쪽으로 눈을 돌리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한다. 일본 최고의 뮤지컬 극단인 시키(四季)의 아사리 게이타 회장이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가 시키의 한국 진출을 '문화침략'으로 규정하는 등 반일감정을 부추기고 있다"며 한국진출 포기 입장을 밝힌 것도 한국 문화산업계도 일본처럼 시장을 활짝 열라는 압력으로 해석됐다.

유력 시사주간지 아에라 최신호는 한국 스타들의 사진집 출간과 관련 "올들어 대형 출판사를 포함해 15개사 정도가 한국 배우를 둘러싸고 쟁탈전을 거듭했다"며 우려반 찬탄반으로 전했다. 한 연예사업 관계자는 "한국 연예인들이 대거 몰리면서 광고시장의 파이가 줄어들 것을 일본 연예계가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