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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영화 하반기부터 성장세
문석 2004-10-04

극심한 침체를 겪던 호주 영화산업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년에서 1년 반 동안 호주의 스튜디오들은 텅텅 비어 있었고, 후반작업 업체들은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는 등 호주 영화산업은 공동화 현상을 겪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영화와 TV드라마 제작편수는 지난 11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을 정도이다. 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급반전 중이다.

향후 6개월 동안 10여편의 할리우드영화 또는 호주 자체 프로젝트가 준비 중이며 이중에는 블록버스터급 프로젝트도 여럿 눈에 띈다.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판타지 액션영화 <고스트 라이더>가 멜버른의 센트럴시티 스튜디오에서 촬영될 예정이며, WWE의 새로운 영웅 존 시나가 주연하는 <더 마린>도 퀸즐랜드의 워너 로드쇼 스튜디오에서 촬영될 예정이다. 파라마운트가 제작하는 실사·컴퓨터그래픽영화 <샬럿의 그물>도 호주의 멜버른이나 시드니에서 제작 공간을 물색 중이다. 느닷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블록버스터영화의 ‘호주행 붐’에는 호주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한몫했다는 지적이다. 호주 정부는 큰 예산을 들인 영화에 대해 12.5%의 세금을 감면해주고 있는데, 호주의 영상위원회에 해당하는 오스필름의 적극적인 홍보 덕분에 여러 할리우드 프로젝트가 이곳을 거점으로 선택했다는 얘기.

호주 영화산업이 새로운 활력을 찾은 데는 또 하나의 원인이 있다. 호주 출신으로 할리우드에서 성공한 스타들이 대거 귀국해 자국 또는 할리우드영화에 출연하는 ‘부메랑 현상’이 그것. 케이트 블란쳇은 호주 미라이어드픽처스가 제공하는 <리틀 피시>에 출연하며, 호주의 필름 파이낸스 코퍼레이션이 제작하는 <캔디>에는 히스 레저와 제프리 러시가 등장한다.

또 호주 이민자 출신인 가이 피어스는 역시 호주 출신 가수 닉 케이브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제안>에, 토니 콜레트는 호주·미국 합작 <라이크 마인즈>에, 러셀 크로(사진)는 폭스서치라이트가 만드는 <유칼립투스>에 출연하기 위해 고향땅을 밟을 예정이다. 니콜 키드먼 또한 호주에서 찍는 영화에 출연하기를 원하고 있는데, 현재 필립 노이스 감독의 <더트 뮤직>이 유력한 상태. 할리우드에서 부와 명성을 누리던 스타들이 턱없이 낮은 출연료를 감수하면서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에 대해 <캔디>의 프로듀서 에밀 셔먼은 “그들을 이곳으로 끄는 것은 할리우드에서 잘 할 수 없는 모험과 감독(또는 시나리오) 위주의 프로젝트”라고 설명한다. ‘그들이 호주 특유의 악센트로 연기하기를 즐기기 때문’이라는 또 다른 관계자의 분석은 과연 믿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스타들의 모국행이 호주영화를 살찌우는 데 큰 기여를 한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한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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