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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 <가을 동화> 신드롬
2004-09-22

중동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지난달 14일 이집트 국영 TV가 방영하기 시작한 KBS 드라마 <가을동화>가 18회를 마지막으로 지난 20일 종영됐다. 최종회 방영을 마친뒤 주 이집트 한국대사관에는 이집트 시청자들의 전화와 e-메일이 쇄도했다. 일일이 답변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e-메일 외에 전화도 20일과 21일 이틀 사이에만 400통 이상이 걸려왔다고 대사관측은 밝혔다. 드라마의 주인공을 이집트로 초청할 수 없느냐는 문의에서 드라마 CD 및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구입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르기까지 내용도 다양했다. 또 드라마의 구성과 배우들의 연기, 양국간 정서의 동질성과 차이점 등을 비교 분석하는 깊이 있는 메일도 상당수에 달했다.

아인샴스 대학 법학과의 아델 칼릴 교수는 대사관에 보낸 e-메일에서 부인, 고등학생인 2명의 자녀 등 온 가족이 함께 <가을동화>를 매일 저녁 빠짐없이 봤다며 드라마에 등장한 배우들을 초청할 수 없느냐고 제의했다. 그는 배우들을 초청할 경우 양국 우호관계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트마 하산이라는 여대생은 가을동화를 재방영할 수 있게 도와달라며 송혜교원빈이 등장하는 다른 연속극들도 소개해달라고 요청했다. 야스민 하산이라고 밝힌 여학생은 여주인공을 죽이지 말았어야 했다며 지금이라도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힌드 파루크라는 네티즌은 <가을동화>를 보고나서 "내 마음 속에 격동의 가을을 맞고 있다"며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는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그 국민을 사랑하며 이제 한국을 방문하는 것이 소원이 됐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인프라가 열악하고 컴퓨터를 갖추지 못한 가정이 대부분인 아시유트 등 남부지역에선 대사관으로 편지까지 보내 고마움을 표시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그동안 한국에 대해 잘 몰랐으나 가을동화를 통해 "순수하고 아름다운 한국과 한국인을 발견했다"는 게 이집트 시청자들의 대체적 반응이었다. 이들은 또 가족 간의 유대와 존경심 등 한국인과 이집트인의 가치관이 아주 비슷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집트 국영 방송사를 상대로 5개월간의 끈질긴 접촉 끝에 방영을 성사시킨 주이집트 대사관의 이기석 서기관은 "문화교류가 정치ㆍ경제 교류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파병으로 한국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깊어진 상황에서 <가을동화> 방영은 최고의 홍보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이 서기관은 다음달 중순 시작되는 라마단 단식월이 끝나는 대로 <겨울연가> 20회분도 방영하기로 국영 방송인 ERTU와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은 지난 19일 알-아흐람과 알-아크바르 등 양대 일간지에 대사관 사이트를 공개하고 시청자들의 반응을 물었다. 한국대사관은 시청자들의 메일과 전화통화, 팩스와 서한 등을 수집, 반응을 정리해 ERTU측에도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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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로=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