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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FF 2004] 김동호 PIFF위원장 “영화의 바다로 오세요”
2004-09-16

10월 7∼15일 제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베니스 영화제에서 <빈 집>으로 감독상을 차지한 김기덕 감독은 수상 기자회견에서 한국 영화의 발전 이유를 묻는 질문에 "부산국제영화제(PIFF:P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등이 한국 영화를 국제영화제나 해외시장에 소개해주고 있어 나도 그 덕분에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대답했다. 김기덕 감독의 말마따나 부산영화제는 한국 영화를 세계 무대에 알리는 창구이자 관객에게 세계 영화의 흐름을 보여주는 창문이었다. 1996년 출범한 부산영화제는 한국 영화의 중흥기와 역사를 함께 하며 국내 시장을 살찌웠고 해외 진출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부산영화제가 없었으면 오늘날 한국 영화가 없었을 것이라는 말처럼, 김동호(金東虎·67) 집행위원장이 없었으면 지금의 부산영화제도 없었을 것이다. 그는 창립 전부터 정계, 관계, 영화계 등의 숱한 인사를 만나며 PIFF의 산파 역을 해냈고 지금도 세계 각지를 누비며 한국 영화의 전도사로 나서고 있다. 김동호 위원장에게서 9회째를 맞는 소감과 올해 PIFF의 특징 등을 듣는다.

-올해 초청 규모는 어떻게 되는가.

=7일부터 15일까지 해운대 메가박스와 수영만 야외상영장, 남포동 극장가에서 63개국 266편이 소개된다. 지난해보다 2개국 23편이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제는 관록이 붙었을텐데 아직도 규모를 내세우는 것 같다.

=질도 자랑할 만하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는 월드 프리미어도 39편으로 가장 많다. 그리스의 거장 테오 앙겔로풀로스를 비롯해 <베를린 천사의 시>의 독일 감독 빔 벤더스, 홍콩의 왕자웨이(王家衛) 감독과 스타배우 량차오웨이(梁朝衛)·장쯔이(章子怡), 일본 감독 미이케 다카시와 이와이 슌지, 대만 감독 허우샤오셴(侯孝賢), 이란 감독 바흐만 고바디, 미국 미라맥스 제작총지휘자 디디 닉커슨 등 초청인사의 면면도 쟁쟁하다.

-개막작 은 지난 5월 프랑스 칸에서 먼저 소개된 작품인데….

=당시에는 완성작이라고 볼 수 없었다. 왕자웨이 감독이 보충촬영과 재촬영을 거쳐 편집을 새로 했다. 마지막까지 완벽한 작품을 보여주기 위해 그 사이에 모든 영화제 초청을 거절했다. 에든버러 영화제에는 폐막작으로 예정됐다가 취소되기도 했다. 9월 30일 중국에서 개봉된 이후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부산에 소개된다. 월드 프리미어가 개-폐막작의 기준은 아니지만 이런 사정도 충분히 고려했다.

-그동안 개-폐막작으로 초대된 <흑수선>, <해안선>, <아카시아> 등 국내 영화의 개봉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해 항간에는 흥행을 겨냥한 영화들이 PIFF를 기피한다는 소문도 있다.

=지금까지의 선택이 잘못됐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흥행도 잘되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상업성이 강한 영화들은 선택하기 어렵고, 배급일정과 맞추기도 쉽지 않다. 폐막식을 장식할 변혁 감독·한석규 주연의 <주홍글씨>는 범죄수사극과 멜로드라마가 어우러진 흥미로운 영화여서 흥행에서도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재일교포 감독 최양일과 이상일의 작품도 '아시아 영화의 창' 섹션에서 선보이고 중국교포 3세 최건 감독도 PPP(Pusan Promotion Plan)에 초대됐다.

=PIFF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동포 영화인에게 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동포라고 해서 특혜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질만 보장된다면 국내에 적극 소개하려고 한다.

-예산 규모는 어떻게 되는가.

=전체 40억원 중 부산시에서 13억을 지원하고 국고가 10억, 입장수입 6억, 스폰서 협찬이 현물 3억을 포함해 11억원이다. 건설회사 RDS㈜피에스타가 4억원으로 3년째 가장 많은 돈을 보태주고 있다.

-지난해에는 입장권 구입이 힘들다는 원성이 많았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는 현장 매표소를 늘렸다. 남포동에 3곳, 메가박스에 2곳, 야외상영장에 1곳이 운영된다. 물론 부산은행 전 지점과 인터넷으로도 입장권을 구입할 수 있다. 초청자와 기자들을 인더스트리 스크리닝도 확대해 7일부터 11일까지 메가박스 2개관에서 약 30편의 영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영화제의 또다른 특징을 꼽는다면.

=아시아 영화의 새로운 판매 루트가 될 'CJ컬렉션'이 출범한다. CJ엔터테인먼트는 PIFF 초청작 가운데 5∼6편(뉴커런츠상 수상작 1편 포함)의 판권을 사들여 1년 내에 극장에서 상영하고 DVD와 TV로도 선보인다.

-여전히 건강이 좋아보인다. 우리나라에도 장수하는 집행위원장이 나왔으면 좋겠다.

=칸 영화제의 질 자콥이 24년, 베를린 영화제의 모리츠 데 하델른이 22년이나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최장수 기록은 고사하고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6일 기자회견에서 폐막작 제작자 이승재 씨를 소개하면서 'LJ필름'을 'CJ필름'으로, '김기덕 감독'을 '홍상수 감독'으로 바꿔 말했다. 이승재씨는 <섬>과 <나쁜 남자>로 베니스와 베를린에 동행해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인데 이제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모양이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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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사진=씨네21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