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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스 <1,3,6>은 어떤 영화?
2004-09-16

제1회 서울환경영화제 개막작으로 지정된 3부작 옴니버스 영화 (가제)은 디지털 단편 영화 세 편으로 구성된다. 지난 6일 서울에서 크랭크 인해 현재 제주도 우도에서 촬영 중인 송일곤 감독의 <>을 시작으로, 이영재 감독의 <뫼비우스의 띠- 마음의 속도>와 장진 감독의 <소나기는 그쳤나요?>가 잇따라 촬영에 돌입한다. 촬영 시한은 이달 말. 서울환경영화제가 다음달 22일 개막하니 시간이 많지는 않다. <>은 우도에서 만난 두 남녀의 조용한 소통을 그린다. 송감독은 " <>이라는 제목의 영화를 찍고 싶었다. 깃은 바람이 있어야 존재한다. 우리는 깃이고 우리의 운명은 바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내 마음의 풍금>을 만든 이영재 감독의 <뫼비우스의 띠 - 마음의 속도>는 각각 자전거와 자동차를 애용하는 남녀의 소통을 그린다. 두 남녀가 이동수단을 바꿔타면서 경험하는 일상의 변화를 그린다. <소나기는 그쳤나요?>는 장진 감독다운 영화다. 황순원의 <소나기> 그 이후를 다룬다는 발상 자체가 재기발랄하다. 장감독은 이 영화에서 소녀가 죽고 난 후 소년이 슬픔을 딛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을 개울가, 원두막, 조약돌 등 소녀와의 추억이 어린 자연과 함께 표현한다.

의 총괄 프로듀서 김철환씨는 "환경영화제로부터 '재미있게만 만들어달라'는 말만 들었다. 환경영화제와 관련이 있는 영화지만, 특별히 제약을 받지는 않았다. 장르 역시 규정짓지 않았는데, 감독님들 모두 자연스럽게 멜로를 선택했다"ㅡ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제주 우도서 <> 막바지 촬영중인 송일곤 감독

“섬의 안식 그리고 싶다”

"섬이 인간에게 주는 안식을 그리고 싶다." 옴니버스 멜로 영화 (가제) 중 가장 먼저 촬영을 시작한 <>의 송일곤 감독이 제주도 우도에서 살을 벌겋게 태우며 막바지 촬영을 하고 있다. 우도라는 천혜의 도화지 위에 외로운 남녀의 소통을 잔잔하게 그리고 있는 그는 "<>이 사람들에게 낮잠과 같은 쉼을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우도를 찾은 지난 14일은 1주일 여의 비바람이 가시고 모처럼 햇살이 내리쬐는 날이었다. 덕분에 그늘 하나 없는 촬영장에는 벼를 익게 하는 가을 햇살이 부지불식간에 살갗을 태웠다. 송감독은 결국 오른쪽 팔에 화상 비슷한 증세까지 얻었다.

<>은 좀 특별한 영화다. 오는 제1회 서울환경영화제가 후원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을 비롯한 세 편의 단편 영화를 묶은 은 오는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광화문 씨네큐브 등에서 열릴 제1회 서울환경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송일곤 감독의 바통을 이어 이영재 감독, 장진 감독이 잇따라 30분 단편 멜로 영화를 찍는다. 모두 디지털영화다. 가제 은 한국의 환경지수가 세계 136위라는, 부끄러운 성적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환경과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송감독은 "환경에 관한 영화라고 꼭 계몽적일 필요는 없다. 환경이란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를 생각하게 하는, 어찌보면 철학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섬은 나보다 훨씬 이전부터 존재하던 공간이다. 그런 곳에 와서 원기를 회복하는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 환경보호를 외치기보다 환경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은 10년 전 연인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우도를 찾은 한 남자와 그를 맞이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다. 남자는 영화감독, 여자는 남자가 묵는 모텔 주인의 조카딸. <거미숲>에서 형사로 출연한 장현성과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소옥' 역을 맡은 이소연이 호흡을 맞춘다. 환경과 인연이 깊은 영화라 그런지 제작진은 유달리 '친환경적(?)'으로 촬영을 해야 했다. 비바람이 불면 그 비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촬영했고, 심지어 태풍을 맞는 바닷가에서 낚시 장면을 찍기도 했다.

<>의 이용주 프로듀서는 "예산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그 어떤 특수효과나 장비도 자연 그대로의 효과를 못 낸다는 생각에 모두 공감했다. 그래서 파도가 6~7m나 치는 방파제 위에서 낚시 장면을 찍고 강풍 속에서 옥상 촬영을 하는 등 자연을 그대로 이용해 촬영했다"고 말했다. 하마터면 큰 일 날 뻔한 상황. 그러나 '영화쟁이'들의 욕심은 자연 그대로를 화면에 담고 싶어했다.

이 프로듀서는 "그 때문에 메이킹 필름 장비들에 물이 찼다. 일일이 분해해서 에어컨에 말리는 등 후유증이 컸다. 그러나 그것을 감수할 만큼 여기 우도의 풍광은 모든 것이 참 예쁘다. 할리우드 특수효과 팀도 내기 힘든 효과를 자연에서 그대로 얻었다"며 웃었다.

송감독은 "솔직히 <거미숲> 때문에 너무 지쳐, <>을 촬영하면서 좀 쉬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하루 네 시간씩 자기에도 벅차다. 비바람 때문에 거의 '재난 영화'를 찍은 느낌이다. 우리 메이킹 필름을 환경영화제 개막작으로 트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며 웃었다. 그러나 그는 "이곳에 내려와 촬영을 하니 너무 즐겁다. 이런 촬영환경이 내 체질에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제주=연합뉴스, 사진=씨네21 데이터베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