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오늘... 그녀가 올까요?
열 번의 크리스마스...그녀를 위한 오늘...
1년 후 다시 만날 수 있나요?
그곳에 가면 그녀를 만날 수 있을까?
영화감독 현성은 영화 한 편을 완성한 후 새로운 시나리오를 쓰다가 갑자기 우도로 가기 위한 여행짐을 꾸린다. 10년 전, 그는 사랑하던 여자와 우도를 여행한 적이 있다. 두 사람은 10년 후가 되는 2004년 9월 5일, 그들이 머물던 우도의 한 모텔에서 재회하기로 약속을 했다. 현성은 희망 반, 기대 반으로 추억이 깃든 비양도 모텔을 찾아가게 되는데......
피아노가 소포로 배달되었습니다.
현성을 친절하게 맞이한 꾸밈없이 발랄한 재수생 소연은 집나간 숙모를 애달프게 기다리는 삼촌과 함께 모텔을 꾸려가고 있었고, 현성은 우도의 푸른 바다와 하늘을 보며 10년 전의 그녀를 맞이할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는데...
10년 전 약속, 그녀가 올까?
한편, 비바람과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9월 5일, 피아노 한 대가 모텔의 현성에게 배달되고, 피아노는 현성에게 희망과 불안의 존재가 된다. 첫사랑을 나눴던 10년 전 연인들의 약속은 과연 지켜질 수 있을까?
동영상 (3)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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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간직하고, 사랑을 기억하는 당신께 이 영화를!more
“부모님이 전남 구례에 사십니다. 아주 깊은 산골이어서 TV케이블이 얼마 전에야 들어온 곳이죠. 그곳에서 몇 달 지내다 오면, 나 자체가 그냥 자연에 동화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연이 가진 치유력,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뜻일 겁니다.”
[거미숲]의 편집 막바지였다. 지친 육신과 영혼을 쉬어야 했다. 난 무작정 제주도로 갔다. 죽지 않기 위해서였다. 우도에 들렀다. 바람이 무척 많이 불고, 고요한 섬이었다. 2월의 차가운 섬이었다. 별로 말하지 않았고, 겨울 햇살이 바닷물 속에 꽂히는 것을 보았고, 해녀였던 나이 많은 여자들의 시선을 보았다.
잠시 차를 우도의 또 다른 섬인 비양도에 대고, 낮잠을 잤다. 파도소리가 들렸고, 주위엔 아무도 없었다. 그 달콤한 낮잠은 평화로웠다. 나는 서울에서 영화라는 괴물과의 싸움에 탈진한 상태였는데, 그 한 시간의 해안에서의 낮잠이 나를 쉬게 해 주었다. 우리가 만들 영화가 사람들에게 그 낮잠과 같은 쉼을 주길 바란다.
섬은 인간에게 주는 안식이다. 섬엔 바람이 많다. 그리고 바다가 있고, 검은 돌이 있다. 그것은 중요하다. 우리가 세운 도시엔 그것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섬을 찾아간다. 이 영화의 제목은 [깃]이다. 깃은 바람이 있어야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는 깃이고, 우리의 운명은 바람에 달려있다. 깃들이 모여 날개가 되고, 날개는 창공을 날 것이다. 이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즐거운 상상과 추억을 주길 바라며...
-송일곤-
“10년 후 오늘... 그녀가 올까요?”
[거미숲]의 송일곤 감독, 자연을 닮은 감성 멜로영화로 돌아오다!
단편영화 [소풍]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거미숲]으로 호평을 받은 실력파 송일곤 감독이, 이번엔 자연을 닮은 감성 멜로영화 [깃]을 완성했다. 한 영화감독이 작품 한 편을 완성한 후, 10년 전 연인과의 사랑을 찾아 우도를 찾게 되면서 시작되는 줄거리에서 알 수 있듯, 영화 [깃]은 송일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이다. 영화 속에서처럼, 실제로 그가 [거미숲]의 편집을 끝낸 후, 휴식을 위해 떠난 우도에서 시나리오를 완성하면서 그 자신이 느낀 사랑에 대한 감성과 감정들이 영화 속에서 섬세하고 녹록하게 표현되고 있다.
[꽃피는 봄이오면]의 장현성 + [스캔들]의 이소연, 우도의 대자연을 통해 펼치는 눈부신 사랑!
2005년 영화계 최고의 발견은 바로 영화 [깃]의 장현성과 이소연이 되지 않을까 싶다. 연극 [지하철 1호선], [모스키토], [의형제] 등에 출연했고, [귀신이 산다], [거미숲], [나비] 등에서 연기파 배우의 진면목을 보여준 장현성은 이 영화 [깃]에서 연기인지 생활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또,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에서 소옥 역을 맡아 신인 같지 않은 연기를 펼쳤던 이소연은 [깃]에서 장편영화의 첫 여주인공을 맡아, 탱고를 사랑하는 때 묻지 않은 20세 여성의 순수함을 화장기 없는 투명함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의 담백하고 가식 없는 일상의 사랑이야기는 자극적이며 감각적인 소재의 영상에 물들어 가는 관객들에게 휴식 같은 쉼을 선사한다.
기다림은 더욱 진한 그리움을 낳는다!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 [미술관 옆 동물원], [봄날은 간다]를 잇는 감성적 러브스토리!
송일곤 감독의 [깃]은 [접속], [8월의 크리스마스]를 잇는 한국 영화계의 아주 진귀한 멜로 영화의 발견이 될 듯싶다. 첫사랑을 나누던 연인들의 10년 전 약속이 과연 지켜질 것인가라는 화두로 시작되는 이 영화는 누구나 한번쯤은 꿈꾸었던, 그리고 상상했던 일들을 일상 속에서 담담하게 보여주며, 사랑에 대한 절망, 기대,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풋풋하고 신선하게 그리고 있다. 영화를 감상하면서 관객들은 자신의 첫사랑, 그리고 추억에 대해 기분 좋은 회상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지게 될 것이다.
10일간의 촬영, 10일간의 사랑, 그리고 10년간의 추억!
이 작품은 유난히도 10이라는 숫자와 아주 인연이 깊다. 2004년 9월 7일 크랭크인해서 9월 17일 촬영을 완료, 10일이라는 단시간 내에 영화가 완성되었고, 영화 속 주인공 현성이 첫사랑과의 재회를 위해 우도로 찾아가, 그곳에 머문 시간이 10일이며, 그의 사랑은 10년 전의 기억이고 추억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게 되는 것은, 10일이라는 단기간 내에 이토록 탄탄하고 완성도 높게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 또한 그런 영화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인데, 송일곤 감독은 우리나라 영화계 뿐 아니라 나아가서 세계 영화계가 계속 지켜보고 기대를 해야 하는 감독임에 틀림없다.
사랑의 기쁨... 그 속엔 탱고의 열정이 있다!
자연 멜로 [깃]에는 우도라는 오염되지 않은 섬을 배경으로, 읽어버린 사랑과 시간을 되찾으려는 남자와, 사랑을 만들어 가는 한 여자의 일상과 감성이 대자연에 녹아있다. 여기서 탱고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중요한 장치가 되고 있다. 소연은 섬에서의 무료한 생활을 벗어나고픈 욕구를 탱고를 통해 해소하려 한다. 모텔 옥상은 그녀만의 화려한 무대. 그녀는 가끔, 짙은 화장에, 붉은 드레스와 구두를 차려입고 머리에 깃을 꽂은 채 탱고를 추는 상상을 한다. 또, A Evaristo Carriego의 선율에 맞춰 현성과 소연이 손을 맞잡고 서로의 눈을 응시하며 열정적으로 추는 탱고는 그들에게 사랑에 대한 새로운 열정을 불어주며, 서로의 간격을 좁혀주는 매개체가 된다. 파도의 숨소리가 들리는 듯한 해변에서의 이 탱고씬은 마치 영화 [피아노]의 한 장면을 연상시키며, 영화의 강렬한 이미지를 머리 속에 각인시킨다.
푸른 우도... 모텔 No.204... 그녀의 피아노...
세월만 변했을 뿐, 사랑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Scene by Scene
촬영 분량으로 치자면 장장 100시간을 넘긴 이 작품은 전 스텝이 10일 동안 하루 4시간 이상을 못 자고 완성했다. DVX-100 2대로 촬영, 영화의 대부분을 롱테이크로 진행했으며, 높게 휘몰아치는 파도와 폭풍우 그리고 뜨거운 햇살을 자연 그대로 이용해 촬영했다. 현성이 서울로 떠나기 하루 전, 모텔 옥상에서 그와 소연이 불꽃놀이를 펼치는 장면에서, 습습한 바람으로 인해 불꽃에 불이 안 붙자 촬영은 새벽녘을 지나 다음 날 밤에 라이터 오일과 가스레인지를 동원해서 촬영을 해야만 했다. 또, 소연의 삼촌이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 장면에서는 갑자기 덮치는 파도로 인해 필름 장비들이 물에 젖어, 장비를 분해해서 에어컨과 드라이기로 말리는 등, 웃지못할 에피소드또한 있었다. 우도의 실제 풍광, 그 이상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아, 스크린 밖에서조차 자연의 숨소리와 향기가 나는 수려한 영상은 헐리우드의 특수효과가 부럽지 않은 시각적 풍요로움과 안식이 될 듯 싶다.
Tango Lesson
밀물이 일면, 물길로 갈리는 우도와 비양도. 저녁 노을이 비추는 물길 사이의 물보라 치는 등대 앞에서 여주인공 소연의 눈부신 솔로 탱고 씬이 펼쳐진다. 이 씬은 바다 위에서 한 소녀가 춤을 춘다는 송일곤 감독의 상상을 그대로 재현한 것으로, 소연은 깃을 꽂고 열정의 탱고 선율에 맞춰 춤을 춘다. 여기서 소연 역을 맡은 이소연의 탱고 실력이 빛을 발한다. 우도의 건강함과 때묻지 않은 청순함을 닮은 그녀는 시린 발목까지 차오르는 파도를 가르며 물 위에서 장장 10시간 동안 탱고를 추었다. 또, 모텔 옥상이 무대가 되어 상상 속에서 유혹적인 실루엣의 드레스를 입고 추는 탱고 씬에서는, 실제 그녀의 탱고 레슨을 맡았던 탱고 시덕현의 배수경 대표가 등장, 누에보와 밀롱게로 등, 다양한 스타일의 탱고를 선보인다. 현수와 소연이 서로의 벽을 차츰 허물고 해변가의 모닥불 곁에서 추는 탱고 씬에서는 꼭 잡은 손과 손, 서로 엇갈린 다리, 서로 맞닿을 듯 밀착된 가슴과 가슴을 사이에 두고, 두사람의 미묘한 감정의 떨림이 그대로 보여진다. 탱고의 외로움, 향수, 그리고 긴장감은 어쩌면 영화 [깃]의 분위기와 많이 닮은 것 같다.
Nature & Environment
[깃]은 우도라는 무공해 자연 속에서 그리움과 순수로 대변되는 두 남녀의 만남과 소통을 보여주며, 자연과 섬이 인간에게 주는 안식,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자연으로부터의 정신적 치유를 선사한다. 촬영장 우도는 [거미숲]의 작업을 끝낸 송 감독에게 안식을 선사했던 휴식처. 해와 구름, 소나기가 번갈아 변덕을 부린 날씨 탓에 촬영이 왕왕 중단되기도 했고, 비를 피해 살며시 얼굴을 내민 따가운 햇살은, 송일곤 감독을 비롯한 스텝들에게 심하게는 화상이라는 선물을 선사(?)하기도 했다. 영혼을 쉬게 하기 위해... 죽지 않기 위해... 무작정 우도로 간다고 시나리오 첫 장에 밝힌 송일곤 감독은, 바람과 깃의 어우러짐과 그 생명력을 영화 속 등장인물에 빗대고 있으며, 우도라는 섬이 평온한 안식처가 되듯, 영화 [깃]도 스크린을 통해 관객으로 하여금 숨쉴 수 있는 여유와 쉼을 주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