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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2004] 베니스는 한국 영화 세계화의 창구
2004-09-12

11일(현지시각) 막을 내린 제61회 베니스 영화제는 <빈 집>의 김기덕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겨주며 한국 영화계와의 끈끈한 인연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우리나라가 3대 영화제 중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베니스 영화제의 문을 처음 두드린 것은 81년. 이두용 감독의 <피막>이 첫 경쟁부문 진출작이었다. 61년 강대진 감독의 <마부>가 특별상(은곰상)을 차지한 베를린 영화제에 비하면 20년 늦은 것이지만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처음으로 경쟁부문 리스트에 올린 칸영화제에 견주면 19년이나 빠른 것이었다.

그로부터 6년 뒤 <씨받이>가 경쟁부문에 초대받아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한국 영화사상 최초의 세계 3대 영화제 주요부문상 수상으로 임권택 감독과 주연배우 강수연이 각각 '국민감독'과 '월드스타'라는 다른 이름을 얻는 순간이었다. 그 뒤 임권택 감독은 <아다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서편제> 등으로 해외 영화제 수상행진을 펼쳤고 강수연도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베니스와 우리 영화가 다시 인연을 맺게 된 것은 한국 영화가 본격적인 중흥기에 접어든 90년대 말.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99년)을 시작으로 김기덕 감독 <섬>(2000년)과 <수취인불명>(2001년),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사진)(2002년),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2003년), 김기덕 감독의 <빈 집>과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2004년)에 이르기까지 6년 연속 경쟁부문 진출작을 냈다. 이 가운데 <오아시스>는 감독상과 신인배우상(문소리), 그리고 비공식 부문상인 미래비평가상, 국제영화평론가연맹상, 세계가톨릭협회상을 받았고 <빈 집>은 신인배우상을 제외한 4개상을 똑같이 차지했다.

2001년에는 신인 감독이나 대안 영화를 대상으로 '현재의 영화'라는 또다른 경쟁부문을 마련했는데 그해 송일곤 감독의 <꽃섬>이 초대됐고, 이듬해 '업스트림'으로 이름을 바꾼 이 부문에서 한국의 디지털네가가 제작하고 홍콩의 프루트 챈이 연출한 장혁 주연의 <화장실 어디예요?>가 특별언급상을 받았다. 한국 영화의 해외 진출사에서 유럽의 창구 역할을 해오며 임권택, 김기덕, 이창동 등을 세계 무대에 소개해온 베니스 영화제가 앞으로 또 어떤 감독을 주목할지 자못 궁금하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