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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용, “첫 장면에서 눈물이 났다”
2004-09-07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 보고 감회

"너무나 나를 잘 대변해주는 것 같았고 첫장면이 나오니까 눈물이 나더라." 영웅만이 박수를 받는 것은 아니다. 영웅만이 감동을 주는 것도 아니다. 적어도 17일 개봉하는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을 보면 그렇다. 6일 오후 열린 <슈퍼스타 감사용>의 첫 시사회 현장. 이 영화의 주인공이자 실존인물인 감사용 씨(47)는 "아주 감동받았다"며 상기된 표정이었다. 그는 경상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하는 굉장히 마음씨 좋게 생긴 중년 아저씨였다.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창립멤버이자 선수 시절 '패전 처리 전문 투수'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감사용 선수. 그러나 20여 년이 흐른 현재 그는 영웅 부럽지 않은 대접을 받고 있다. '열심히 일한 당신'의 모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공개된 영화는 화려한 20연승이 아니라, 단 1승을 위해 피땀을 흘리는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을 조명했다.

감씨는 "서랍에 어머니가 숨겨놓은 야구장 표가 발견되는 장면이 무척 감동적이었다"면서 "이범수씨가 마운드에 올라가 하고자 하는 눈빛을 보여주고, 공장 빈터에서 노력하는 모습 등이 아주 리얼하게 그려졌다. 영화를 보며 그 시절로 빠져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 영화의 50% 정도가 실화라고 밝혔다. 야구 장면에서는 80% 정도가 실제와 닮았다고. 김수미가 어머니로 출연한 가족 이야기는 모두 허구다. 극중에서는 2남 1녀의 둘째로 그려지지만, 실제로는 4남 3녀의 여섯째다. 부모님이 모두 살아계셨고, 시장에서 건어물 장사를 한 것이 아니라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셨다.

"부모님이 농촌에 계셔서 야구는 전혀 모르셨다. 그런데 내가 선수를 하면서 TV에 많이 나오니까 나중에는 야구광이 되셨다. 대구와 부산에서 경기를 할 때는 경기장까지 직접 오셨다." 이날 시사회에 참석한 박철순 씨는 "감사용 씨는 훌륭한 선수였다. 다만 팀이 워낙 약체였을 뿐"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 말을 전하자 감씨는 "나도 인간이니까 다른 팀의 전력도 비교해보고 한번쯤은 (다른 팀에 대해) 생각했겠지만, 당시 삼미 팀이 필요로 했고 그 전력에 보탬이 됐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른 팀은 너무 잘하고 연봉도 높았지만 우리는 끈끈한 정이 있었다. 1982년 시즌 끝나고는 팀의 1/3이 방출되는 수모도 겪었지만 스포츠는 내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스포츠는 못한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고, 영원한 승자도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것이다."

감씨는 처음에 자신의 이야기가 영화화하는 것을 반대했다. "잊혀진 내 이름을 끄집어 내는 것이 사회인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지금에 와서 솔직히 두려웠다." 그러나 김종현 감독은 무려 4년을 끈질기게 달라붙어 끝내 그를 설득했다. "허락을 하고 나서도 한동안은 속으로 영화화가 안 되기를 바랐다. 그러다 시나리오가 나오고 영화가 진행되면서 등산 갈 때마다 절에 들러 부처님께 영화가 잘 되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에게 야구는 '인생의 전부'다. "야구로 노력해서 쓰러질 때까지 해보자는 생각이었다. 지금도 생업은 다른 일을 하지만 모든 정신은 야구에 가 있다"는 그는 "무슨 일이든 맡은 분야에서 노력을 계속하면 좋은 일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며 웃었다. 경남 창원의 한 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5,6일 휴가를 내고 상경했다.

서울=연합뉴스, 사진제공=모비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