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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고가 영화 수출의 진실은?”
2004-08-02

<누구나 비밀은 있다> 일본 수출가 2배이상 ‘뻥튀기’ 의혹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일본 수출을 둘러싸고 '수출가 뻥튀기'에 대한 논란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영화의 실제 수출가와 발표된 수출가가 두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영화가 일본 지역에 550만달러(한화 약 65억원)에 판매됐다고 밝혔다.(관련기사 보기) 550만 달러라는 액수는 지금까지 일본 지역 수출가의 최고액인 <실미도>와 <분신사바>의 300만 달러(약 35억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다. 이 영화의 순제작비는 약 32억원. 액수만 놓고 보면 일본 수출로만 제작비의 두배 가량을 거둬들였다는 얘기다.

사실대로라면 최근 증가하는 편수와 제작비 규모에 비해 편당 수입은 줄어들고 있는 한국 영화계에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일본에 대한 지속적인 고가 수출은 그만큼 한국 영화의 시장이 넓어졌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를 비롯해 신문과 방송 등 상당수의 언론 매체들은 최근 일본에서 높아진 한류 열풍과 곁들어 이 사실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뒤 심심치않게 영화의 수출가가 "심해도 너무 심한 과장"이라는 말이 영화계에서 흘러나왔다. "영화의 수입가가 550만 달러가 아니라 210만 달러다", "일본쪽 회사마저 발표된 금액이 지나치게 높아 당황스러워하더라"는 게 소문의 내용. 기자의 문의에 태원엔터테인먼트는 "자세한 사항은 '잘 모르겠지만' 수출가는 이것저것 포함된 것"이라는 애매한 답변을 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수출과 관련된 한 관계자는 "550만 달러는 일본 지역 P&A(Print&Advertisement) 비용을 포함한 액수"라고 밝혔다. 즉 일본 지역에서 개봉하는 데 필요한 마케팅과 광고홍보비, 프린트값 등을 포함한 금액을 수출가로 발표했다는 것. 150~200개 스크린 규모에서 개봉이 예정된 만큼 P&A 비용은 300만 달러로 추정된다. 이를 제외하면 수입가는 최대 250만 달러인 셈이다. 하지만 이 돈이 국내 영화사가 벌어 들이는 수입이 아닌 만큼 설득력을 갖기 힘든 게 사실이다. 영화를 수입한 회사가 자국 내 마케팅 비용을 대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만큼 당연한 일.

<누구나…>의 경우 정도에서 도가 지나치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 한국 영화의 해외 수출가에 대한 '뻥튀기' 의혹은 비일비재하다. 최근 들어 심해지기는 했지만 "A영화의 수출가는 사실 발표되지 않은 B영화의 판매가와 합쳐진 금액"이라거나 "C영화에 대해 발표된 판매 금액은 못받을 수도 있는 러닝 개런티 혹은 오버리지(추가 보너스)까지 포함됐다"는 식의 소문은 끊이지 않은게 사실이다.

영화사들이 이렇게 해외 판매가에 대해 민감한 것은 국내 개봉을 앞둔 시점에서 해외 수출 소식만큼 좋은 홍보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해외 수출을 담당하는 한 영화인은 "홍보 마케팅비마저 판매가에 포함시키는 것은 지나친 과장"이라고 지적하며 "판매가 '뻥튀기'가 심해질수록 결국 피해를 입게 되는 것은 정직하게 발표하는 다른 영화들"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