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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에서도 계속되는 영화인들의 스크린쿼터 사수 물결
사진 정진환김수경 2004-07-26

연동제는 기만이다, 영화진흥법 개정하라!

피켓을 들고 비를 맞으며 서 있는 영화과 학생들, 통풍구 위에 나란히 앉은 이재용, 허진호 감독, BBC와 로이터를 비롯한 외신기자들의 부산한 움직임, 침통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던 백발이 성성한 원로 영화인들의 모습. “연동제는 기만이다. 있는 거나 잘 지켜라!” 물에 젖은 콘크리트 바닥에 앉은 안성기, 박중훈, 정진영, 차승원, 박해일, 이성재, 이미연, 문소리, 이은주, 장혁, 조인성, 강동원, 김태우, 김주혁, 남상미, 김민선 등 배우를 포함한 3천여명의 영화인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와 관계 부처의 스크린쿼터 축소 움직임을 성토했다. 정보통신부 앞 인도에서 7월14일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진흥법 개정 촉구 및 한-미투자협정 저지를 위한 대국민 보고대회’는 거칠게 장대비가 몰아치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악천후 속에서 대다수의 참가자들이 움직이지 않는 의연함을 보이며 진행되었다. 새로 만들어진 스크린쿼터 연대가를 배우는 흥겨운 분위기로 시작한 집회는 고인이 된 선배영화인과 민주, 인권 인사들에 대한 묵념으로 이어지며 본 집회로 넘어갔다.

범국민대책위를 구성하는 민주노총, 전국민중연대, 국민행동파병반대 등의 사회단체를 총망라하는 이날 참석자들의 구성은 스크린쿼터 문제가 단순히 영화계와 연관된 문제가 아닌 사회각계의 다른 문제들과 연대해야 할 사안임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었다. 행사의 핵심이 된 영화인 투쟁 선언문 낭독에서는 이현승, 김지운, 유하, 임순례, 임원식 등 영화감독과 박중훈, 이성재, 이은주, 문소리, 김민선, 봉태규 등 배우와 노종윤, 황기성 등 제작자까지 모두가 비내리는 연단에 서서 “한국영화의 성장으로 미국의 부당한 압력은 더욱 노골화되고 있고, 친미 네트워크의 발호는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며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영화진흥법 개정을 촉구하며 “대한민국 국회가 미국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우리의 문화정책을 지켜달라”는 요구를 담은 지지발언을 끝으로 정보통신부 앞의 집회는 종료되었고, 참가자들은 명동성당을 향해 1시간 동안 거리행진을 벌였다. 명동성당에서 공동집행위원장 정지영, 안성기의 마지막 인사와 투쟁 참가자들의 소감을 끝으로 집회는 조용히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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