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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에 대한 ‘버트네스크’ 우화, <빅 피쉬>

<빅 피쉬> Big Fish

2003년

감독 팀 버튼

상영시간 125분

화면포맷 1.85: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5.1 영어

자막 한글, 영어

출시사 콜럼비아

대니얼 월러스의 <큰 물고기>는 언뜻 마술적 사실주의 계열의 소설처럼 보인다. 그러나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하는 훈훈한 가족드라마엔 삶의 고통이나 땀냄새가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다. 혼란스럽게 나열된 개인의 기억 또한 역사와 멀찍이 떨어져 있다. 그러나 <빅 피쉬>는 팀 버튼의 영화였기에 이런 함정에서 잘 벗어났다. 미국 노래를 부르는 중국 가수에 열광하는 북한군은 소설엔 없는 것이어도 팀 버튼의 영화 속에서라면 오히려 명확해 보인다. ‘버트네스크’란 별명이 붙은 팀 버튼의 세상에선 환상과 현실이 충돌없이 버무려진다. 뿐만 아니라 얼키설키 어지러운 단편모음집 같았던 원작소설에 비해 영화의 진행은 더 매끄럽다.

어머니의 사랑을 말하기는 쉽다. 그리고 딸은 어머니를 닮아간다고 한다. 반면 <빅 피쉬>는 아버지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빅 피쉬>는 아버지와의 사이에 벽을 두고 살아가는 수많은 아들에게 ‘당신의 아버지를 사랑합니까?’라고 질문한다. 그렇다고 <빅 피쉬>가 아버지의 위대함을 신화적인 이야기에 담아놓은 건 아니다. <빅 피쉬>는 소박한 우화를 풀어나가면서 보통의 아버지를 새로운 눈으로 보게 할 뿐이다. 아버지의 이야기는 허구와 사실이 뒤섞인 고장난 역사책과 같으며, 아버지는 허름한 모습의 허풍선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이야기를 언젠가 그리워하게 될 것이고, 그때 그는 우리가 사랑해야 할 단 한 사람으로 남을 것이다.

앨버트 피니와 이완 맥그리거는 30년의 세월을 사이에 두고 영국 노동자의 아름다운 미소를 보여준 배우다. 그들이 미국 남부에서 시간을 뒤집어 랑데부했던 사연이나 제작 당시 아버지의 죽음을 맞았던 팀 버튼의 심경 등이 음성해설과 여러 부록에 담겨 있다. 그간 정신사납다는 평을 들었던 팀 버튼의 음성해설은 이번엔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면서 깔끔하게 마무리됐다. DVD 영상은 너무나 부드럽고 아름다워서 흡사 동화 속을 거니는 듯하다. 부록은 크게 캐릭터와 배우에 관한 것과 감독과 제작과정에 관한 것으로 나뉜다. 부록의 양은 적어 보이지만, 항목별로 분류해놓아 보기 편하다. 부록을 보면 의외로 영화에 CG가 적게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영화를 좀더 현실적으로 느끼게 하기 위한, 그리고 좀더 나은 연기를 위한 감독의 의도라고 한다. 이용철

아버지와 아들에 관한,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편의 영화를 추천한다. <빅 피쉬>와 <밝은 미래> 둘 중 취향에 따라 어느 하나를 선택한다면 후회는 없을 것이다. 사실 이번주는 관심을 모을 만한 DVD들이 줄줄이 출시되는 주다. 욕심 많은 사람이라면 주머니 관리 잘하시길.

블로깅을 한답시고 DVD 속 누드장면을 캡처하며 올려보고 있다. 첫 번째 누드모델로 선정한 뤼디빈 사니에르의 필모그래피를 나열하다보니 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리곤 놀랬다. TV로 검수하며 좋은 점수를 주었던 DVD를 컴퓨터로 다시 보니 평균 이하의 화질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많은 분들이 컴퓨터로 DVD를 감상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화질평가를 위해선 2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체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구입대상 타이틀이 많아 괴로운 한주다. <빅 피쉬>와 <소림 36방>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구입하기로 마음먹었고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와 <스쿨 어브 락>은 코드 1로 이미 구입했던 타이틀이다. 문제는 <신세기 에반게리온> 리뉴얼 박스다. 구입하자니 돈이 없고, 보류하자니 잠을 못 자겠다.

일본 공포영화의 대가 구로사와 기요시의 영화가 두편이나 출시된다. <도플갱어>와 <밝은 미래>. 몇년 전만 해도 그의 영화들을 국내에서 발매된 DVD로 보게 되리란 생각을 못했었다. 발매 자체가 반가운 두 작품이지만, 국내에선 외면받을 것이 너무도 뻔해서 안타깝다. 여하튼 <큐어>와 <회로>도 빨리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그의 진면목은 역시 공포영화에서 확실하지 않았던가! 이번주 나의 선택은 <스크림> 트릴로지 박스 세트이다. 이번이 여섯 번째 감상인가? 그 정도 되는 것 같은데 볼 때마다 즐거운 영화다. 상업용 공포영화의 모범이란 이런 게 아닐까?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서글퍼지는 것은, 최근 개봉한 한국 공포영화들의 어이없는 모습이다. 언제쯤 이런 공포영화를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