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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편의 신데렐라 스토리 <풀하우스> 출격준비 완료
2004-07-09

올여름은 유난히 신데렐라 이야기가 강세다. 14일 시작하는 KBS 2TV 수목극 <풀하우스>(극본 민효정, 연출 표민수)가 가세하면서 각 방송사는 신데렐라 드라마 한 편씩을 보유하게 됐다. SBS에선 <파리의 연인>, MBC는 <황태자의 첫사랑>을 방영중이다. <풀하우스>는 드라마화가 결정된 작년부터 화제를 모았다. 원작이 93년 출간돼 국내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모았던 원수연 작가의 순정만화이기 때문이다. 호리호리한 엘리 역의 여자주인공으로 송혜교가 캐스팅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화제성은 가수 가 라이더 배역으로 캐스팅되며 절정에 이르렀다.

이 드라마 역시 스토리라인은 단순하다. 부모도 잃고 변변한 직업도 없이 가진 건 달랑 부모님이 남겨준 '풀하우스'라는 집밖에 없는 한 여자가 아시아 최고의 영화배우를 만나 집을 되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계약결혼을 하고, 진짜 사랑에 빠져버린다는 것. 여기에 두 가지 얼개의 삼각관계가 양념으로 등장한다.

신데렐라 이야기인만큼 화려하다. 남자 주인공이 최고 인기의 영화배우니 오죽하겠나. 최근 드라마들의 성공 공식처럼 '풀하우스'도 극 초반 중국, 태국 등을 배경으로 한 이국적인 풍경을 선보인다. 8억2천만원을 들여 경기도 옹진군에 실제 제작한 '풀하우스'도 볼거리를 더한다. 과감히 다리를 드러내는 미니스커트를 입은 송혜교와 가만히 서 있어도 그림이 된다는 비가 등장하면 그 자체로도 시선이 갈 것.

이처럼 뻔한 신데렐라 이야기임에도 사람들이 뭔가 색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는 건 표민수 PD가 지휘하기 때문이다. 표 PD는 노희경 작가와 콤비를 이뤄 <거짓말> <바보같은 사랑> <고독> 등 가슴을 후벼팔 정도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를 영화같은 영상 속에 담아왔다. 표 PD는 "작년 '고독'을 끝내고 노 작가와 한시적 결별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웃으며 "어깨에 힘을 빼고 싶어 트렌디류의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작품성은 인정받아왔으나 흥행(시청률)은 저조했던 한계를 넘어서고 싶은 속내를 내비친 것. 그럼에도 "제 버릇 누구 주겠나"고 한다.

그는 "산이 크면 그늘도 깊다. 그늘이 계속되면 늪이 생길 것이다"라는 선문답을 한다. "좀 다르게 가고 싶은 생각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상처도 보여주고 싶다" 작년 <옥탑방 고양이>로 동거라는 칙칙한 소재를 발랄하게 녹여냈던 민효정 작가의 글솜씨에도 관심이 간다. 우선 얌전하게만 보이는 송혜교의 대사가 거침없다. 송혜교도 "내가 '재수없어' '야 이 싸가지야'라는 말을 뱉을 줄 몰랐다. 첨엔 속으로 깜짝깜짝 놀랐다"고 할 정도다.

<파리의 연인>은 두 여성 작가의 감각적인 대사가 박신양 김정은의 현실감있는 연기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연출을 만나 폭발력을 발휘하고 있다. <풀하우스>와 맞붙는 <황태자의 첫사랑>은 시청률은 좋지만 구닥다리 스토리에 보기 민망한 연기, 느슨한 연출까지 겹쳐 평은 그리 좋지 못하다. 이들과 비교해 <풀하우스>가 어떤 존재감을 드러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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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