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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말론 브란도 폐질환으로 타계
2004-07-03

20세기 최고의 영화배우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할리우드 스타 말론 브란도가 지난 1일 오후 6시30분(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숨졌다고 고인의 법률 대리인인 데이비드 실리가 2일 발표했다. 향년 80세. 그가 입원해 있던 UCLA 메디컬센터 로잔드 모스터 대변인은 그의 사인이 폐질환이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더이상 자세한 언급을 피했으며 이에 앞서 실리 변호사도 "고인은 사생활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며 사인을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할리우드 영화계는 그의 죽음에 대해 "세계 영화계의 큰 별이 졌다"고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브란도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대부>의 포드 코폴라 감독은 "말론은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에 대해 이런 저런 말을 하는 것을 싫어할 것"이라며 "그가 죽어 슬프다는 것이 내가 할 말의 전부"라고 비통한 심경을 토로했다. <대부>에서 함께 열연했고 오랜 친구이기도 한 제임스 칸은 "다른 어떤 배우들보다 그는 우리 시대의 젊은 영화배우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1924년 네브래스카주(州) 오마하에서 출생한 고인은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2차례 수상하는 등 알 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잭 니콜슨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남자 배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그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스탠리 코왈스키로 출연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영화를 통해 미국 액션 영화의 면모를 일신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팔순의 나이로 활동을 접은 지 3년만인 지난 5월 <브란도 앤드 브란도>란 제목의 영화에 주연으로 출연키로 하는 등 노익장을 과시했다. 올해로 80세가 된 그는 2001년 범죄영화 <스코어>에서 마지막으로 은막에 모습을 보였었다. `브란도'를 찾아 미국으로 가는 한 청년의 이야기로 꾸며질 예정이던 <브란도 앤드 브란도>는 튀니지의 영화감독 리다 베히의 연출로 올 여름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끝내 이 작품은 고인의 미완성 유작으로 남게 됐다.

고인은 1950년 은막에 데뷔한 뒤 아카데미상 수상 후보에 8번이나 올라 1955년의 <워터프론트>와 1972년의 <대부(代父)>로 남우주연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또 <와일드 원>과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지옥의 묵시록>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등에서도 주연으로 열연해 전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2001년 로버트 드 니로와 에드워드 노튼 주연의 <스코어>에 생애 마지막이 돼 버린 단역으로 출연해 300만달러(36억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한 20세기 최고의 배우라는 명성 외에도 육중한 몸 무게와 세 번의 결혼, 연애 및 아메리칸 인디언 문제 및 다른 대의에 대한 지원활동, 영화 제작자 및 감독들과의 불화, 타이티섬으로의 은신 등으로 세인들의 관심을 모았다. 1973년 <대부>로 오스카 상을 수상하게 됐을때 수상을 거부하고 '사신 리틀피더'(Sasheen Littltfeather)라는 이름의 한 여인을 시상식장에 보내 할리우드가 원주민들을 부당하게 대우하고 있다는 성명서를 낭독하게 한 일은 그의 유명한 반란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영화배우로서 정점에 오르기도 했던 그의 명성에 걸맞지 않게 말년에는 빚에 쪼들리는 등 어렵게 생활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1990년 그의 아들이 이복 여동생 체옌 브란도의 남자 친구를 살해해 유죄판결을 받은 이후 그는 불우한 나날을 보냈으며 5년 뒤에는 25살의 체옌마저 사건의 후유증을 이기지 못해 자살했다.

곧 출간될 그의 전기 '황혼의 브란도'(Brando in Twilight)의 작가인 패트리샤뤼즈는 한 때 영화계 최고 대우를 받던 브란도는 말년에 2천만달러에 이르는 빚더미에 앉는 등 파산상태였다고 말했다. 그가 이처럼 많은 빚을 지게 된 것은 아들의 재판 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 비용 때문이었으며 이후 그는 사회복지기금과 영화배우조합 연금 등에 의존해 근근이 생활해야 했다. 유족으론 최소한 11명의 자식과 3명의 이혼한 아내가 있다.(로스앤젤레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