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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2004] 왕가위 신작 <2046> 드디어 공개
2004-05-22

왕가위 감독의 이 마침내 칸에 모인 관객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은 줄거리나 캐스팅에서 소문만 무성한 채 계속 완성이 미뤄져와 관객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던 영화여서 더욱 이목이 쏠렸다. 최근 2년간 칸이나 베니스 혹은 베를린 영화제 등 주요 영화제가 열릴 때마다초청작 목록에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공개가 연기됐다. 뿐만 아니라 이번 칸영화제에서도 초청 확정후 완성본이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상영 스케줄이 미뤄지는 등 해프닝이 있었다.

베일을 벗은 은 감독의 표현에 따르면 '과거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하지만 잊으려 할 수록 기억은 오히려 선명해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영화는 <아비정전>이나 <화양연화>의 연장선에 있어 보인다. 남자 주인공의 이름(차우)과 직업(기자)이 같고 차우가 잊고 싶어하는 여자 수리진은 '아비정전'에서장만위가 연기했던 캐릭터와 같은 이름이다. 주요 배경은 이들 영화와 같은 1960년대 홍콩이다.

2046은 차우가 묶고 있는 호텔의 방 번호 중 하나. 그는 2047호에 머물면서 2046호의 여성들과 관계를 갖는다. 그동안 그의 영화의 주된 관심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그 사이에서 생겨나는가슴아픈 과거의 기억이었다면 감독은 이 오랜 고민에 대해 일단락을 짓고 싶어했던것 같다. 이런 고민은 차우가 2046년을 배경으로 쓰는 소설이며 영화의 또다른 액자에서드러나는 이야기에서 끊임없이 진행된다.

감독은 60년대의 이야기와 그로부터 80년후인 2046년의 이야기를 번갈아 보여주며 해결방법을 찾아 나선다. 액자의 주인공인 일본 남자(기무라 다쿠야ㆍ木村拓哉)는 사이보그 여자(王靖雯ㆍ왕정문)에게 묻는다. "나와 함께 떠날 수 있을 것인가?" '희망' 혹은 '꿈'이라는이미지의 미래로 떠나려 하지만 남자는 사이보그 여자에게 거절당한다. 아무도 과거로 부터 도망갈 수는 없다. 도망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 뿐.

은 우선 영상미에 있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만큼 감독의 탁월한 감각이 돋보인다. 세상을 그처럼 아름답게 보는 사람이 또 있을까? 그 눈은 과거와 미래를 넘나들며 관객들을 영화 속에 빠져들게 만든다. 영화에는 중화권 혹은 아시아권의 톱스타들이 대거 등장한다.

량차오웨이와 카리나 로우, 특별출연하는 장만위 등이 이미 그와 호흡을 맞췄던 배우. 궁리, 장쯔이와 일본 배우이며 그룹 스마프의 멤버이기도 한 기무라 다쿠야 등은 새로 등장한 사람들. 21일 오후(현지시각) 열린 기자회견에는 감독을 비롯해 궁리를 제외한 대부분의배우들이 참석했다.

왕가위 감독은 "이번 상영으로 이제 '이 영화가 2046년 이전에는 완성될 것'이라는 식의 농담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고 농담을 던진 뒤 영화에 대해 "과거에서벗어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