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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나’를 찾은 다음부터, <그림같은 집> 감독 이동희
오정연 2004-05-06

인권영화제 사전제작지원작 <그림같은 집> 감독 이동희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와 <비밀>의 연출부, <다찌마와 리>의 조연출, 현재 <그림같은 집>의 감독인 이동희(27)씨. 4월28일 성북동 덕수슈퍼 앞에서 사뭇 진지한 모습으로 연기지도를 하고 있는 그를 만난 것은, 1주일 전 ‘손수’ <씨네21>에 전화하여 취재를 요청한 그의 열성 덕이었다. 촬영 중인 영화는 군 제대 뒤 그가 처음으로 연출하는 작품이며, 2004 인권영화제 사전제작지원작이기도 하다. <그림같은 집>은 현재 총 5회 촬영 중 3회까지 마친 상태. 완성기한은 5월21일 인권영화제 개막 전까지다.

<씨네21>에 연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그림같은 집>은 내 영화이기 전에 인권영화제를 위한 영화다. 예전에 장애인인권영화제에 갔는데, 일반인들의 참여가 너무 저조해서 이런 행사에 무관심한 언론이 야속했다. 인권영화제는 작지만 의미있는 영화제이니까 여러 사람이 관람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화제를 함께 홍보하고 싶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처음부터 이 시나리오를 출품했던 것은 아니라던데.

원래는 이라크 파병을 반대했던 강철민 이병의 이야기를 시나리오화해서 제출했다. 이후 인권운동사랑방이 이번 인권영화제의 주제인 ‘감옥인권’과 관련한 실제 인물을 영화화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감옥에서 갓 출소한 사내가 목발을 짚고 슈퍼를 털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굉장히 드라마틱하게 느껴졌다.

주제가 바뀌어서 어려운 점도 있었을 텐데.

아니다. 픽션이라도 사회적 문제, 그중에서도 현재 진행 중인 이슈들을 언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왔다. 작품을 준비하면서 각종 세미나를 함께하고, 실제 출소자들과도 인터뷰를 하거나 관련 서적과 영화들을 봤다. 빈곤형 범죄로 인한 전과자들의 인권 등에 대해 많이 배우고 있다. 여러모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직설적인 내러티브를 가진 영화라서 형식적인 면이 많이 고민될 것 같다.

뻔한 줄거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영상적 실험을 다양하게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업이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과정이 되도록 노력 중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오랫동안 내 영화를 찍지 못했다. 올해는 될 수 있는 대로 단편작업을 많이 해보는 게 목표다. 여기저기서 조감독 제의가 들어오지만 일단은 내 방식을 찾은 뒤에 충무로에 진출하고 싶다.

글 오정연·사진 임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