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컬러 89분
감독 장일호
출연 황정순, 김진규, 신성일, 남정임
EBS 5월9일(일) 밤 11시10분
제7회 대종상 특별장려상
제12회 샌프란시스코영화제 출품
가족을 위해서라면 어떤 희생이라도 마다지 않고 모든 것을 던지는 사람이 한국의 어머니다. 1960∼70년대 한국 여성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현모양처였다. 그런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상은 당시 영화 속에서도 자주 등장했는데, 그 한국적 어머니상에 가장 잘 맞는 배우가 황정순이었다. 1960년대 전형적인 가족드라마인 장일호 감독의 <화산댁>에서 황정순은 가족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인내하는 우리 어머니의 모습을 가슴 진한 감동과 함께 연기한다. 당시 한국영화에서 황정순이 빠지는 영화는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은 영화에 출연한 그였지만, 정작 주연을 맡은 영화는 그리 많지 않았다. <화산댁>은 황정순이 주연을 맡은 몇 안 되는 영화들 중 대표작이다.
서울에 있는 작은아들 부부를 만나러 시골에서 올라온 화산댁은 아들을 만난다는 설렘과 기대했던 기쁨도 맛보지 못한 채 아들 내외에게 무시와 냉대를 당하고 황망히 시골로 내려온다. 큰아들이 동생을 찾아가 혼을 내지만, 출세에 눈이 먼 작은아들은 오히려 형에게 불법적으로 돈을 벌 것을 제안한다. 그러나 부도수표를 남발하던 작은아들은 결국 실패하고 감옥에 간다. 화산댁은 정성으로 아들 옥바라지를 하고, 화산댁의 회갑날 출소한 작은아들은 어머니의 큰 사랑에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새사람이 된다.
신상옥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 장일호 감독은 <석가모니> <난중일기> <호국팔만대장경> 등의 사극과 스케일 큰 스펙터클영화의 연출을 많이 했지만, <화산댁>을 비롯해 1980년대판 <미워도 다시 한번>인 <사랑하는 사람아> 등의 멜로영화 연출에도 능한 멀티플레이어였다. 이승훈/ EBS PD agonglee@freech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