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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 류승완 감독
2004-04-24

류승완 감독이 영화 <아라한 장풍대작전>으로 30일부터 관객을 만난다. 만화영화 <마루치 아라치>의 '현대판 실사 버전'인 영화의 주인공은 4년 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함께 세상에 등장했던 동생 류승범. 저예산 독립영화였던 <죽거나…>에 비해 <아라한…>에 투입된 금액은 순제작비만 46억원. 데뷔작으로 영화계를 술렁이게 했던 이 액션 키드는 4년 만에 블록버스터급 기대작을 내 놓았다.

영화 주인공은 평범하기보다 조금 '어리버리'한 경찰 상환. 여기저기서 얻어터지기만 하던 이 청년은 도시 속에 숨어 사는 도인들의 도움을 받아 수행을 쌓는다.

그는 영화에 대해 "터치 사운드만으로도 리듬감이 생기는 뮤지컬같은 액션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자기 신념을 지키고 한 분야에 매진하는 장인들에 대한 존경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볼거리가 풍부한 무협형 액션이면서 캐릭터와 상황이 주는 재미가 잘 조화된 코미디물. 두 요소의 중심에는 주인공 류승범이 있다.

그는 류승범에 대해 "<죽거나…>때는 (예산)상황이 좋지 않아 사지가 멀쩡하면 누구든 배우로 써야 했기 때문에 캐스팅했던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스펀지처럼 새로운 것들을 흡수하는 능력이 있고 성장속도가 빠른 훌륭한 배우"라고 말했다.

다음은 류 감독과 일문 일답.

장면 연출에 어떤 주안점을 뒀나.

▲리듬감이다. 신나게 움직이는 역동성에서 활동 사진의 쾌감을 주고 싶었다. 몸 동작만으로도 음악이 될 수 있도록 뮤지컬 같은 액션을 보여주려 했다. 폭력이 아니라 액션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다른 영화와 차이가 있다. 액션을 통해 인물들의 감정이 드러나게 했다. 전작과 비교하면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는 싸움장 한복판에 있는 느낌이었다면 <아라한…>에서는 (싸움을) 구경하는 기분이 들도록 했다.

배우 류승범이 갖는 매력은 어디에 있는가.

▲사실 우리 나라에 '마루치' 역을 맡을 만한 배우가 몇 없지 않나. 류승범이라는 배우가 좋다. 모니터를 보고 있으면 빠질 것 같은 기분이 든 적도 있다. 나에 비해 승범이의 성장속도가 훨씬 빠른 것 같다. 머리가 좋고 새로운 것들을 스펀지같이 흡수하는 능력이 있다. 순간 집중력도 놀랍고. 가장 큰 매력은 훈련 안 된 배우라는 데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생짜'의 힘이다.

<피도…>에 비해서 선악이 명확해 진 듯하다.

▲이전에 비해 응원 대상이 뚜렷해졌다. '흑운'(정두홍)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했지만 정확히 못 읽은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흑운이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짠한' 느낌이 있다. 신념을 가지고 산 사람이고 무너지는 모습까지 자신의 생각 굽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악당이다.

영화에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었나.

▲담고 싶은 것은 있었지만 작가의도가 너무 앞서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통해)가르치려는 태도가 싫다. 메시지는 느껴지는 것 아닌가. 어느 한 분야에서 끊임없이 수행하는 장인들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고 싶었고 다수가 원하지 않더라도 신념을 지키는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었다.

<소림축구>와 비슷한 설정도 눈에 띈다.

▲우리는 축구를 안하지 않나?(웃음) 유머의 방식이 비슷할 뿐이다. 액션이나 캐릭터, 유머까지 주성치나 성룡 혹은 여러 감독과 배우에서 영향받았다. 액션이라는 장르 영화에서 드라마는 지키면서 액션이나 유머의 관습과 스타일은 변화시켰다.

로케이션에서 어떤 점에 주안점을 뒀나

▲'충돌'의 이미지가 좋았다. 제목에서도 장풍과 대작전이 다른 느낌이고 도시와 무협도 충돌한다. 현재와 과거의 충돌하는 모습을 담으려 했다. 제단이 있는 용산 전쟁기념관도 마찬가지다. 전쟁 기념관이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 말인가. 전쟁과 기념이라는 말은 반대의 이미지인데.

몇몇 세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서울에서 촬영했다. 촬영을 진행하다보니 서울이라는 도시가 풍부한 문화유산이 있는 곳이더라. 막 생긴 건물과 70~80년대의 모습, 70년 된 건출물이 공존하는 도시다. 서울의 모습을 높은 데서 바라보는 스펙터클로 담으려다 보니 가시거리가 좋은날을 기다린라 애를 많이 썼고 건물 섭외에도 고생을 많이 했다.

기획 후 3년 만에 완성한 영화다. 아쉬운 점은 없나.

▲영화 연출이란 게 특성상 욕심이 끝이 없는 것 같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 중 감독이 제일 아마추어인 듯하다. 프로스태프들 도움을 받아가며 여기까지 왔다. 아쉬운 점이 많지만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

차기작으로 어떤 영화를 염두에 두고 있나.

▲두 복서의 이야기를 구상중이다. <서울의 주먹>이 가제다. 한 명은 TV 프로그램에도 소개됐던 일본 도쿄의 돈을 받으며 맞는 복서이고 다른 한 명은 천안소년교도소 출신 비운의 헤비급 복서다. 두 인물에게서 모티브를 따 재구성할 생각이다. 두 사람에게 영화화에 대한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