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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만, “내 영화 자주 안본다”
2004-04-12

스웨덴 영화계의 거장 잉마르 베리만(85) 감독은 8일 방영된 공영방송 SVT와 인터뷰에서 자신이 만든 영화를 관람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밝혔다. 베리만 감독은 1시간 분량의 다큐멘터리에서 "나는 내가 만든 영화를 자주 보지 않는다. 내 영화를 볼 때면 신경질적으로 되고 눈물을 흘릴 준비를 하게 되며 연민을 느끼게 된다. 별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베리만 감독은 또 지난 1985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메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을 때를 회상하며 "엘리제궁을 나왔을 때 엄청난 크기의 리무진과 경찰관 4명이 모터사이클에 탄 채 대기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도 내 명성을 실감한 아주 드문 경험이었다"면서 훈장 받을 것을 자축하며 샴페인을 너무 많이 마셔 다음 날 독일 뮌헨에서 열린 영화제 리허설 때 숙취로 고생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베리만 감독은 "내가 술에 취한 채 리허설에 참석한 것은 내 일생에 그 날이 유일하다"며 웃었다.

한편 그는 학창시절 영어교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엄한 부친 밑에서 훈육을 받는 등 어린 시절을 어둡게 보냈다고 토로했다.

허무주의적이며 형이상학적 영화를 주로 연출한 베리만 감독이지만 1957년 <제7의 봉인> 제작 당시 자신은 죽음을 무척이나 두려워했었다고 고백했다.

베리만 감독은 1983년 <화니와 알렉산더>로 오스카 최고 외국영화상을 수상하는 등 통산 3회 오스카상을 수상했으며 공개 석상에 모습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고 은둔 생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