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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너무 좋아요, <인플루엔자>의 윤제문, 고수희
오정연 2004-04-08

봉준호 감독의 단편 <인플루엔자>의 두 배우. 주연인 윤제문은 이공프로젝트 <싱크 앤드 라이즈> 이후 연속으로 봉준호 감독의 단편에 출연했고, 고수희는 <플란다스의 개>에서 배두나의 친구 뚱녀를 연기했다. 인터뷰 당시 연극 <삼총사>를 공연 중이었던 두 사람은 <정글쥬스>(윤제문), <굳세어라 금순아>, <아 유 레디?>(고수희) 등의 영화에도 출연한 바 있다.

봉준호 감독과 어떤 인연으로 출연하게 됐나.

윤제문: 처음에 감독님께서 내가 공연하는 <청춘예찬>이란 연극을 봤다. 두 영화 모두 감독님 제의를 받고는 시나리오도 보기 전에 출연하겠다고 했다.

<플란다스의 개>에서 뚱녀 역할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고수희: 사람들이 보더니 “야, 그거 결국 다 니 실제 생활이지?” 그러더라. 사실 뚱녀가 나랑 같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어쨌든 그 작업을 계기로 영화에서는 선생님과도 같은 봉 감독님을 알게 됐다.

두 사람은 5년 이상 연극에서 호흡을 맞춰온 사이다. 서로를 어떻게 평가하나.

윤제문: 수희는 일단 연기 잘하고, 무대에서 관객을 휘어잡는 매력이 있다. 성격은 사실 별로 안 좋은데(웃음) 고집도 세고, 대찬 구석이 있는 친구다.

고수희: 연기를 안 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연기가 인상적이다. 또 보기엔 안 그래 보이지만 상당히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라고나 할까. (웃음)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나. 혹시 배우로서 자신의 현재 모습에 불만은 없나.

윤제문: 고등학교 졸업하고 기타학원 강사, 음반 도매업 등을 하다가 갑자기 연극이 하고 싶어서 25살 때 극단에 찾아갔다. 연기자라는 게 한량이잖나. 얽매이지 않는 생활방식 같은 것이 나와 너무 잘 맞는다. 그래서 배우가 된 것에 후회는 없다. 집사람은 여러모로 불만이 많은 듯하지만. (웃음)

고수희: 중학교 때부터 연극이 하고 싶어서 예고를 갔고, 대학 졸업 뒤 잠시 방황한 다음 극단에 들어갔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실 연극으로 먹고살겠다는 각오 같은 건 없다. 그냥 좋아서 하고 있을 뿐이고, 연기를 시작한 뚜렷한 계기 같은 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이 상태에 만족한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고수희: 사실 나 같은 경우는 딱히 영화에 많이 등장하는 캐릭터도 아니기 때문에 영화 오디션을 많이 볼 수도 없다. (웃음) 연극이든 영화든 가리지 않고 그저 ‘배우’로 남고 싶다.

글 오정연·사진 이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