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출시 소식 중 가장 흥분되는 건 미국 워너의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라인업이다. 이제껏 출시되지 않은 것 자체가 뉴스였던 작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많은 걸작을 보유했던 스튜디오지만 영화사가 문을 닫는 바람에 DVD로 접하기 힘들었던 RKO의 작품들이 눈에 번쩍 띈다. 자크 투르네르의 <과거로부터>, 로버트 와이즈의 <셋업>, 에드워드 드미트릭의 <살인, 내 사랑>은 누아르 팬이라면 꼭 보아야 할 것들. 그리고 RKO 하면 잊을 수 없는 제작자 발 루튼이 만든 매혹적인 B급 호러들인 <캣 피플>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 <일곱 번째 희생자> <죽음의 섬> 등은 박스로 나온다.
물론 스튜디오 전성기 작품들을 빼놓을 순 없다. 킹 비더의 <대행진>, 에른스트 루비치의 <죽느냐 사느냐>, 빈센트 미넬리의 <세인트 루이스에서 만나요>, 조지 쿠커의 와 그레타 가르보 탄생 100주년 특별 박스 등이 관심의 대상이다.
존 휴스턴의 <아스팔트 정글>, 조셉 H. 루이스의 <건 크레이지>, 샘 페킨파의 <오후의 총잡이>와 <관계의 종말>, 존 스터지스의 <블랙 록에서의 운없는 날>, 로만 폴란스키의 <뱀파이어 킬러>, 켄 러셀의 금지된 영화 <악마>, 린제이 앤더슨의 <오, 럭키맨>과 막스 형제의 미출시작 박스 세트는 별난 장르 팬을 위한 선택이다. 또한 히치콕 영화 중 이제 몇편 남지 않았던 미출시작들- <스미스 부부> <의혹> <나는 고백한다> <다이얼 M을 돌려라> <누명 쓴 사나이> <무대 공포증>도 있다. 우린 이런 걸 즐거운 기다림이라고 부른다.이용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