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원 1기 출신으로 <고양이를 부탁해>의 각색을 맡았던 이언희 감독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옥탑방 고양이>의 김래원과 <장화, 홍련>의 임수정의 공연으로도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홀어머니를 친구 삼아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여고생이 예정된 죽음을 앞두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접하는 풋풋한 사랑이라는 다분히 정형화된 설정이지만, 영화는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통속적인 신파로 흐르지 않고 담백하고 말끔한 감각으로 군더더기없이 산뜻하게 전개되어나간다. 28살의 젊은 여성 감독만이 가능한 섬세한 시선과 정감으로 민감한 감성들을 잘 포착하여 사진, 거북이, 라이터, 토슈즈 등의 참신한 소품들과 흉내내고 싶을 만큼 감각적인 대사로 극을 상큼하게 펼쳐놓는다.
아나모픽 1.85:1 영상은 투명도나 해상도, 선명도 등은 모두 중간이지만, 무난하게 깔끔한 화질을 보여준다. 색상이 안정적이기 때문에 입자감이 옅게 두드러져도 부드러운 톤으로 보인다. 돌비디지털 5.1 채널 사운드는 전체적으로 재생 레벨이 3dB 정도 높지만 대사나 효과음들은 또렷하게 전달된다. 대사에 비해 배경음악의 볼륨이 상대적으로 높아 사운드 밸런스가 약간 흐트러지지만, 공간감이나 방향감의 표현은 충분한 수준이다. 오디오 코멘터리 트랙은 두 종류가 수록되어 있다. 별도의 서플먼트 디스크에는 2개의 제작 다큐멘터리, 배우와 스탭들의 인터뷰, 삭제장면들, 뮤직비디오, 포토 갤러리, 예고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김태진
2003년 / 이언희 / 102분 / 1.85:1 아나모픽 / DD 5.1 한국어 / 한글, 영어 자막 / 드림맥스 / KD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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