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ro di Napoli 1954년
감독 비토리오 데 시카
출연 리아넬라 카렐
EBS 1월18일(일) 낮 2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은 그 자체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네오리얼리스트의 연출자가 있을 따름이다.” 바쟁의 말을 떠올리지 않더라도 데 시카 감독은 네오리얼리즘의 얼굴과도 다름없는 존재였다. <자전거도둑>(1948) 등의 작품이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과 동격으로 취급받는 것은 영화사적으로 정론이다. 그럼에도, 데 시카 감독만큼 자신의 영화가 극적인 변화를 거듭했던 연출자는 흔치 않다. 사실주의로부터 통속적 드라마에 이르기까지 자유분방하게 연출세계를 옮겼던 것. <나폴리의 황금>은 1950년대 데 시카 감독이 집중했던 주제, 즉 도덕적 인과율과 애정의 희비극을 강조한 것으로 기억되는 영화다. 간결하게 이 영화를 요악한다면 “사실주의적 터치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이고 연극적인 사실주의로부터 유래하는 작품”에 근접한다.
<나폴리의 황금>은 에피소드식 구성으로 이루어진다. ‘믿음의 피자’라는 에피소드에선 피자 가게에서 일하는 여성이 반지를 잃어버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도박사’는 위험한 도박을 즐기는 한 공작이 어린 소년과의 카드 게임에서 처참하게 패한다. 그리고 ‘테레사’에서는 한 남자가 소녀를 자살하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에 거리의 여자와 결혼함으로써 죄값을 치르려 하고 ‘교수님’은 사람들에게 예술을 가르치며, 자신이 지식을 파는 장사꾼이라고 말하는 한 교수가 등장하는 에피소드다.
<나폴리의 황금>은 어린 시절 나폴리에서 성장한 데 시카의 체험이 녹아 있다. 광대에서 피자 가게 점원, 그리고 도박사 등 이탈리아 서민들의 생활을 다루고 있는 것이다. 소피아 로렌 등이 출연하고 있으며 감독인 데 시카 역시 조연으로 활약하고 있다. 아마도 데 시카에게 바쳐진 최고의 찬사라면 어느 비평가가 말했듯 “그의 모든 재능은 영화적 제재에 대해 품는 사랑과 제재에 대한 내면적 이해로부터 생겨난다”라는 멘트가 될 것이다. 나폴리 서민들의 남루한 일상을 다루면서 <나폴리의 황금>은, 서민의 실제 생활에 온정적이고 사실주의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얼마 전 방영되었던 <밀라노의 기적>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는 데 시카 감독의 국내에 잘 소개되지 않았던 수작 중 한편으로 꼽을 수 있다.
김의찬/ 영화평론가 garo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