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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세계를 매혹시킨 반항아 말론 브랜도’
2003-11-17

「세계를 매혹시킨 반항아 말론 브랜도」(패트리샤 보스워스 지음. 정영목 외 옮김)는 영화 <대부>(1972)의 돈 콜레오네를 연기한 말론 브랜도(사진)에 관한 평전이다. 무명 배우 말론 브랜도는 1947년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에서 근육질의 비천한 노동자, 코왈스키로 분해 특유의 웅얼거림과 야수적 즉흥연기를 선보임으로써 신인간형의 등장을 선언한다.

'거친 자'의 매력적 반항아 조니, <워터프런트>의 일자무식 노동자 테리 멀로이,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이방인 폴, <대부>의 마피아 두목 돈 콜레오네, <지옥의 묵시록>의 광기에 찬 커츠 대령 등은 그가 창조해낸 영화사상 기록적인 초상들이었다. 미국 일리노이주 시골 농장 출신으로서 알코올 중독자였던 어머니를 세상 누구보다 사랑했던 아들, 평생을 아버지와 투쟁한 반항아, 자신의 명성을 세상에 바꾸는 일에 사용하려 애썼던 이상주의자.

영화평론가인 저자는 배우로서의 브랜도 뿐 아니라 이와 같은 인간으로서의 브랜도를 보여주는데, 그의 삶의 태반은 아버지의 법과 질서 등 모든 아버지다운 것들에 대한 반항과 대결의 연속이었다고 말한다.

청년 브랜도는 1950년대 <이유없는 반항>의 대명사로 폴 뉴먼과, 제임스 딘 등 당대의 아이돌 스타들에게 영감의 원천이었다. 저자는 브랜도가 가장 과격했고 신랄했으며 퇴폐적이었다고 지적한다.

브랜도는 1954년 감독 엘리아 카잔과 호흡을 맞춘 <워터 프런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추후 <대부>의 돈 콜레오네 역으로 남우주연상으로 수상됐을 때 그는 시상식에 불참, 아파치족 출신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을 보내 공개적으로 수상거부를 밝혔다. "우리는 200년 동안 그들에게 거짓말을 했으며 그들을 속여 그들의 땅에서 쫓아내고.." 수상거부의 연설문에서 그는 할리우드 영화산업이 아메리카 원주민을 다루는 방식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브랜도는 배우라는 직업의 가치를 끊임없이 의심했다. 심지어 자신이 배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어하지 않았던 그는 할리우드의 탐욕과 위선, 협잡에 경멸감을 감추지 않았다.

"영화배우라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프로이트, 간디, 마르크스..이런 사람들이 중요하다. 영화 연기라는 것은 그저 따분하고 지루하고 유치한 일일 뿐이다" 푸른숲 刊. 352쪽. 1만4천원.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