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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킬빌>의 우마 서먼ㆍ루시 리우
2003-10-20

19일 오후 1시. 영화 <킬빌>의 아시아 지역 기자회견이 열린 일본 도쿄의 임페리어 호텔에는 일본 현지를 비롯해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온 50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왔다. <킬빌>은 두번째 영화 <펄프 픽션>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차지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신작. 영화는 홍콩의 쇼브라더스 제작영화나 일본의 사무라이 영화 등 아시아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동양적 액션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이날 모인 취재진들의 인파만큼 미국뿐 아니라 동양에서도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루 전날인 18일 오후와 19일 기자회견에서 주연 배우 루시 리우(34)와 우마 서먼(33)을 차례로 만났다.

<펄프 픽션>에서 타란티노 감독과 함께 작업했던 우마 서먼은 <북회귀선>, <가타카> 등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최근 남편인 영화배우 에단 호크의 불륜 사실이 발각되며 이혼 수속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맡은 역은 1편과 2편으로 나뉘어 개봉하는 이 영화의 주인공 '더 브라이드'. 킬러인 그는 자신의 결혼식을 앞두고 동료들로부터 무차별 총질을 당해 혼수상태에 빠지나 4년이 지난 뒤 다시 살아나 복수극을 펼친다.

중국계 미국인으로 TV 시리즈 <앨리 맥빌>과 영화 <미녀 삼총사> 등에 출연한 루시 리우는 '더 브라이드'의 복수 대상이 되는 다섯 명의 동료 가운데 하나인 일본인 야쿠자 두목 오렌 이시이로 출연한다.

액션의 비중이 큰 역이어서 두 사람은 촬영이 시작되기 전 10주 동안 하루 8시간 이상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으며 타란티노 감독과 함께 동양권 영화를 보며 토론을 나눴다.

민소매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기자들을 만난 두 사람은 타란티노의 작품에 출연한 것에 대해 "액션 연기나 이를 위한 연습이 힘들었지만 솜씨좋은 감독의 환상적인 영화에 출연하게 돼 더할 나위없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우마 서먼과 루시 리우와의 일문일답.

◇우마 서먼

영화에서 '더 브라이드'가 사용하는 일본도를 제작진으로부터 선물받았다고 들었다.

▲일본도를 사용하는 것은 영화 촬영 내내 나를 가장 많이 힘들게 했다. 선물받은 '검'은 장인이 직접 만든 것으로 내 인생을 바꿀 만큼 소중한 재산이다.

팬들을 위해 영화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한마디로 말해 '복수의 대장정'을 다룬 영화다. 처음 대본을 받아서 읽어봤을 때부터 훌륭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 에너지가 넘치는 판타스틱한 영화이므로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다.

◇루시 리우

영화에 나오는 흰색 기모노는 왜 안 입고 나왔나.

▲선혈이 너무 많이 튀어서 세탁소에 맡겼다(웃음).

<엑스 VS 세버>와 <미녀 삼총사> 등 많은 액션영화에 출연했다. 특별히 액션영화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는가.

▲특별히 액션영화를 더 좋아하지는 않지만 최근작들은 감독들이 찾았다기보다는 내가 주로 선택했다. <미녀 삼총사>나 <킬빌> 등의 성공으로 아시아 배우들도 미국에서 영화배우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어떤 장면이 가장 마음에 드는가.

▲마지막에 등장하는 눈 내리는 정원에서의 결투가 제일 좋다. 인물들의 감정이 교차되며 영화의 절정에 이른 느낌이다. 오렌 이시이도 복수를 해봤던 어릴적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 브라이드'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신발을 벗고 인사를 나누는 등 공경심을 갖춘 후 싸움을 벌이는 것이 서로를 인정하며 결투를 하는 사무라이 정신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에 사는 다른 아시아 소녀들에게 모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어렸을 때 이런 식의 역할 모델이 있었나.

▲역할 모델은 없었지만 부모님이 열심히 사시는 모습을 보며 자랐던 것이 지금의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모든 일을 항상 열심히 하는 아시아 가족에서 자랐던 경험이 일에 최선을 다하는 지금의 내 모습을 가능케 했다고 생각한다.

타란티노 감독과는 처음인데 촬영을 마친 소감은.

▲타란티노는 배우들과 항상 열린 마음으로 상의하는 감독이다. 원래는 기모노 대신 남자 고등학생의 교복을 입기로 돼 있었는데 감독에게 고집을 부려 의상을 바꿨다. 앞으로도 감독과 자주 일하고 싶다. (도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