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영화사봄, 감독 이재용)에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퓨전' 혹은 '충돌'을 내세우고 이 영화의 기획 의도에 대해 이재용 감독은 "서양 클래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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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캔들…> 음악감독 이병우
2003-10-15

"좋은 영화음악은 영화에 맞는 음악이지요"

"난감했죠. 사극인데…." 지난 2일 개봉 이후 14일까지 전국 236만을 동원하며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제작 영화사봄, 감독 이재용)에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퓨전' 혹은 '충돌'을 내세우고 이 영화의 기획 의도에 대해 이재용 감독은 "서양 클래식 음악이 한국 사극의 배경으로 나오면 어떤 충돌이 생길지 궁금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영화의 음악 감독은 국내 유일의 멀티 기타 연주자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이병우(38) 씨. 영화 속 음악은 대금이나 피리, 해금, 장구 등의 연주도 사용하고 있지만 유럽 초기의 고전 음악이 기본을 이루고 있다.

이병우는 '스캔들'의 음악에 대해 "시대는 같지만 공간은 다른 셈"이라며 "영화의 배경이 서양으로 치면 후기 바로크에서 고전 초기로 넘어오는 시기로 영화에서 사용된 음악도 이 시대의 음악"이라고 설명했다.

80년대 중반 '어떤날'로 활동하며 당시 젊은 세대에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며 인기를 얻었던 그는 90년대 10년 간 유학생활을 하면서 네 차례 기타 연주 음악을 발표했으며 7편의 영화에서 음악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가 '스캔들'의 음악 감독을 제의받았을 때 처음 느낀 것은 '난감함'.

"난감했죠. 사극인데. 영화를 본 관객들이 음악이 좋았다 정도로 말 할 수 있겠지만 거기까지 가는 작업 과정이 쉽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국악기만 사용해 봤다가 사람들이 거부해 전부 바뀌기도 했고. 작업 중간중간 컨셉을 계속 수정했습니다."

대중 음악이나 클래식에는 정통한 그에게 동양 악기는 아무래도 낯선 것. 그는 "주변의 동양 악기 연주자들에게 도움을 받았다"며 "한국에는 없는 악기인 당 비파를 중국에서 구해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음악 작업을 하면서 주안점을 둔 것은 "단지 동서양 악기를 섞었다는 느낌보다 개성이 드러나게 할 것". "퓨전이라고 불리는 이전의 음악이 '섞었다'의 느낌이었다면 이번 작업에서는 각 악기의 개성이 드러나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그가 처음 영화음악을 담당한 것은 96년 임순례 감독으로부터 <세친구>의 음악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받으면서다. 이후 <그들만의 세상>, <스물넷>, >마리이야기>, <쓰리>, <장화, 홍련> 등 일곱 편의 영화에 참여했다.

자신의 영화 음악 중 어떤 것이 제일 마음에 들었는지 물었다.

"부족한 것이 많지만 하나같이 애정이 가죠. <스캔들>은 '튄다'는 느낌이 없어서 좋았고, <마리이야기>는 애니메이션이니 음악이 앞에 나서게 되는 경우였고. <장화, 홍련>에서는 (화면과) 역으로 쓰였죠" 그는 "좋은 영화음악은 영화에 맞는 음악"이라며 "겉돌거나 '튀지' 않고 영화 속에 스며들어 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귀국 후 자신의 레이블인 '음악이 있는 마을 Musikdorf'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현재 신인 얼터너티브 락밴드 'I.D.'의 앨범을 작업중이며 다음달 21일에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피아니스트 박종훈씨와 '화음'이라는 제목으로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