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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NCN 추진위 박철수 위원장
2003-10-14

영화를 감독에게 돌려주자

코미디에서 공포, 3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까지 각각 전공과 연령, 연출 경력까지 다양한 감독 30명이 새 영화를 주창하고 나섰다. 언뜻 공통점을 찾기 힘든 이들이 뜻을 모아 내세우는 '새로움'은 영화 자체보다는 디지털과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환경', 제작 스태프간의 유기적 결합 방식을 뜻하는 '새로운 방식', 그리고 창작 주체의 독립성이라는 '새로운 의식'이다.

뉴 시네마 네트워크(NCN)의 추진위원회 위원장인 박철수(54) 감독을 14일 낮 서울시 종로구 사간동의 갤러리 편도나무에서 만나 추진 배경과 경과, 진행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NCN 프로젝트는 10편의 영화가 10명의 감독에 의해 동시에 기획, 제작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제작비로는 편당 5억~7억원이 지급된다. MBC 드라마 PD로 입사해 '베스트셀러 극장', '암행어사' 등을 연출한 뒤 <안개기둥>, , <산부인과>, <학생부군신위> 등의 영화를 만들며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던 박 감독은 최근에는 <초록의자>를 완성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박 감독은 "한국 영화 제작 환경에 거품이 심각할 정도"라며 "상업논리 안에서 영화화하지 못하고 있던 프로젝트를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감독들을 만나 참여를 권유했다"고 NCN 결성을 추진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박 감독과 일문일답.

추진 과정을 설명해 달라.

▲영화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한국의 영화 제작 환경에 거품현상 심각할 정도다. 나는 '가난 정신'이 몸에 배어 20~30억원을 줘도 어떻게 쓸지 모르지만. 지나치게 높은 배우의 개런티나 제작비 못지 않은 금액의 마케팅 비용, 대량으로 찍어내 복합상영관에 융단폭격하는 방식의 배급 등 지금 영화계의 상황은 해도 너무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뜻을 바탕으로 <초록의자>의 제작이 끝난 뒤 5~6월부터 기본 조사에 들어갔으며 뜻을 같이 하는 감독들을 만났다. '정말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못하고 있지'라는 질문에 감독이 모여들었다.

어떤 방식으로 상영되나.

▲일반 극장 외에 좋은 상영 시설이 관객을 만나지 못하고 놀고 있다. 문화회관, 아트홀, 컨벤션센터, 대학예술회관 등에서 페스티벌 방식으로 상영할 생각이다. 일반 극장에서 관객은 주체자로 대우받지 못한 채 팝콘이나 땅콩 취급을 받고 있다. 영화제처럼 감독과 배우와 관객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는 등 관객 중심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온라인에서도 상영되며 배급사의 요청이 있으면 일반 극장에서 개봉할 수도 있다.

배우들은 어떻게 섭외할 예정인가.

▲전 세계적으로 배우 개런티가 외국 어디에도 전체의 70%에 달하는 곳은 없다. 기껏해야 50% 수준이다. 배우의 산맥을 형성하겠다. 함께 오디션을 개최하는 방식으로 배우 풀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촬영은 디지털 카메라로만 국한이 된 것인가.

▲정해진 제작비 한도라면 꼭 디지털 카메라로 제작돼야 한다는 원칙은 없으며 디지털 영사기가 없는 상황이니 키네코 작업(디지털을 필름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거친 후 상영된다. 다만, 디지털 영화는 싸구려라는 생각은 잘못됐다. 앞으로 2~3년 이내 필름 영화는 거의 없어질 것이다. 디지털 프로젝트 등 바뀔 환경에 대한 대비책 생각해야 한다.

첫 프로젝트의 투자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

▲열 작품을 합쳐도 다른 영화 한 작품 정도의 제작비밖에 안된다. 제작비는 이미 절반 이상 확보됐고 앞으로도 걱정 없다. 대기업이나 기존 투자사의 돈을 받지 않는 이유는 자본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NCN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언제쯤 첫 작품을 볼 수 있는가. 향후 계획은.

▲내년 4월로 1차 작품들의 제작이 끝나는 시기를 맞추겠다. 5월에 첫 스크리닝을 할 예정이며 동시에 2차 프로젝트를 오버랩시키겠다. 앞으로 연간 30편의 영화가 NCN을 통해 선보일 것이다. 2차 프로젝트에는 이와이 순지나 홍콩의 스탠리 콴, 대만의 차이밍량 등 외국 감독들도 참여시키기 위해 섭외중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