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세계적인 거장이다.마흐말바프 일가..." />
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국내뉴스
[인터뷰] 모흐센, 하나 마흐말바프
2003-10-06

"이제는 아시아인들의 고통을 말할 때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 신설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의 초대 수상자 모흐센 마흐말바프가 딸 하나 마흐말바프와 함께 4일 오후 부산 해운대의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모흐센 마흐말바프는 2001년 <칸다하르>로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세계적인 거장이다.

마흐말바프 일가는 아버지 모흐센을 비롯해 아들 메이삼, 딸 사미라와 하나 그리고 부인인 마르지예 매쉬키니까지 온 가족이 영화감독으로 연출을 하고 있다. 서로의 작품에 조감독이나 배우로 도움을 주며 일종의 영화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 가족은 지난 2000년 온 가족이 함께 부산을 찾은 적이 있으며 올해는 아버지와 막내딸만 왔다.

모흐센 마흐말바프는 "상을 받는 것은 언제나 기쁘지만 시선을 넓혀 아시아인들의 고통을 말해야 한다는 또 하나의 책임감이 어깨에 걸린 것 같다"며 "한편으로는 아직도 아시아에서 재정 부족이나 검열로 영화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 내가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겸손함을 내비쳤다.

다른 가족들에 대해 그는 "사미라는 18세때 처음으로 칸영화제에 진출했고 하나는 14살 때 베니스에 갔지만 재능있는 영화예술인이기 보다는 단지 영화를 통해 세계에 말하고 싶을 뿐"이라며 "6㎜ 디지털 카메라가 있는 이제는 누구라도 다른 사람들에게 영화를 통해 하고싶은 말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딸들의 영화에 대해 "<칠판>이나 <광기의 즐거움>이 내가 만든 영화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며 "젊은 감독들이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른 영화가 나온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모흐센의 <칸다하르>, 하나의 <광기의 즐거움>, 사미라의 <오후 5시>는 모두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을 소재로 한 영화. 모흐센은 "전쟁과 가난 때문에 매년 수많은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이란으로 넘어오고 있으며 탈레반 정권때 현지를 방문한 뒤 한 도시에서 스무명 가량의 사람들이 길거리에 죽어있는 것을 본 적도 있다"고 설명한 뒤 "영화를 만들면서 이곳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아프가니스탄 어린이 교육 운동(ACEM)이라는 단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란에서는 자신의 집을 개조해 영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정규학교에서 시간별로 과목을 나누어 가르치는 반면 몇 달 씩 같은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다른 점"이라고 영화학교에 대해 설명하는 감독은 두 딸 사미라와 하나를 비교해달라는 기자들의 주문에 "사미라가 열정적이고 기계에는 관심이 적은 반면 하나는 더 어릴 적부터 영화를 접한 만큼 음향이나 카메라 등 기계적인 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딸 하나 마흐말바프는 "부산영화제는 역동적이고 사람들이 붐벼 가장 좋아하는 영화제"라며 "특히 이런 점들을 출품작에서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부산을 찾은 소감을 밝혔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