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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아라한 장풍 대작전>의 류승완 감독
2003-08-11

<죽거나 나쁘거나>와 <피도 눈물도 없이>의 류승완 감독이 <아라한 장풍 대작전>(제작 좋은 영화)으로 스크린 복귀를 준비중이다. <아라한…>은 한 평범한 순경이 우연히 도인들을 만나 무술을 배운 뒤 세계의 평화를 위해 싸운다는 내용의 도시형 무협영화. 2000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신선한 충격을 주며 영화계에 나타난 류승완 감독과 배우 류승범 형제가 호흡을 맞춘 영화로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8일 오후 영화의 촬영이 진행중인 경기도 김포의 세트장에서 류승완(29) 감독을 만났다. 류감독은 "관객의 입이 딱 벌어질 만큼의 영화를 만들고 있다"며 신작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음은 감독과의 일문일답.

'도시 무협'이라는 영화의 콘셉트가 새롭다. 연출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승범과 '마루치 아라치' 이야기를 대비시켜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영화는 선악의 대결이 명확한 영화다. 특정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영화를 보고난 뒤 한 분야에서 '내공'을 쌓은 장인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졌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3년 만에 동생 류승범과 같이 하는 작업이다. 다시 작업을 함께 한 소감은?

▲연출자로서, 그리고 연기자로서 각자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서 다시 만나 일하고 있다. 예전에는 뺀질거리며 노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작업을 한다는 느낌이 강해진 듯하다. 그때보다는 연출자와 연기자로서의 자아가 갖춰진 편이니까.

동생이 아닌 배우 류승범의 장점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괜찮은 배우다. 안성기의 성실함, 스태프와의 친화력, 박중훈의 영악함을 같이 갖추고 있다. 순발력과 감정 몰입이 좋은 배우다.

이전 작품들과 어떤 면에서 다른가.

▲같으면서도 다른 영화다. 예전에는 장르영화를 만들었지만 되도록 뒤틀려고 노력했다. 이번에는 정공으로 밀고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연출한 영화 중 유일하게 '15세 이상 관람가' 영화가 될 것이다. 건전하고 신도 난다는 측면에서 그렇다. 보고 나면 입이 쩍 벌어질 만큼의 영화를 만들고 있다고 자신한다.

도인들이 일반인 틈에 섞여서 살아간다는 설정이 저우싱츠(周星馳)의 <소림축구>와 비슷한 느낌이다.

▲무협영화의 매력은 슈퍼 히어로가 나오는 영화와는 달리 나약한 친구가 고된훈련을 통해 어느새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식의 성장과정에 있다. 도시에 사는 무협고수가 등장한다는 데서 비슷한 점도 있지만 이보다는 무협영화라는 좀더 큰 틀에영향을 받았다는 말이 더 맞다고 생각한다.

제목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무슨 뜻인가.

▲'마루치'는 산마루라는 말처럼 정상을 가리키는 '마루'와 사람을 뜻하는 '치'가 합쳐져 득도한 남자를 일컫는 말이다. '아라치'는 주몽신화의 알을 의미하는 '아라'와 '치'가 붙어 신성을 받은 여자를 의미한다. 아라한(阿羅漢)은 마루치와 아라치의 기운이 서로 만날 때 얻게 되는 경지로 열반의 경지에 이른 성자를 뜻한다.

어려운 뜻을 지닌 '아라한'과 반대로 가벼워 보이는 '장풍대작전'을 붙여 만들었다. 영화는 문명과 세대, 인물 면에서 부조화 속의 조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제목에서도 같은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었다.

앞으로도 류승범과 같이 작업할 계획은 있나.

▲좋은 배우이니만큼 `OK'만 해준다면 언제든지 같이 영화를 할 생각이다.

(김포=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