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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여고괴담3>의 박한별
2003-07-23

"귀신을 믿어요. 그리고 무서운 영화가 좋아요"

"어떤 장면이 제일 무서웠어요? (제가)진성이의 다리 밑에 나타나 쳐다보던 장면이 가장 섬뜩하지 않았나요?" 22일 오후 <여고괴담 세 번째 이야기:여우계단>의 기자 시사회가 끝난 뒤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주연배우 박한별(18)을 만났다. 이날 인터뷰는 기자가 아닌 배우의 질문으로 시작됐다.

그가 완성된 영화를 본 것은 19일 부천영화제 폐막식 때 상영된 이후 두번째. "영화제 때 열광적으로 반응한 팬들과 달리 공포스러운 장면에서도 (뒤에서 볼 때)어깨만 들썩이던 기자들의 느낌이 궁금했다"는 것이 질문을 던진 배경이다.

<여고괴담…>은 예술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학생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여우계단'의 괴담을 담고 있다. 박한별이 맡은 역은 발레리나를 꿈꾸는 여고생 소희. 학교에서 제일 '잘 나가는' 발레리나지만 가장 친한 친구 진성의 질투에 죽게 되고 이후 끊임없이 학교를 맴돈다.

시사회를 마친 소감을 묻자 아직은 어색하기만 한지 "마냥 웃음만 나오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어머, 어머'하며 계속 웃음만 나왔어요. '내가 이렇게 했었구나' 하면서. 여러 가지 아쉬운 부분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부모님들이나 친척들에게는 뿌듯했어요. 친척 통틀어 막내라서 그런지 '어리광 부리는 애' 취급만 받았거든요. 영화를 보고 '대단한데'라고 칭찬하는 친척들에게 '당연하지, 내가 몇대 1의 경쟁률을 뚫었는데' 라고 대답해 줬죠."

<여고괴담> 3편의 여주인공 오디션에 모여든 배우나 배우지망생들은 모두 3천여 명. 이중 박한별 외에 송지효, 조안, 박지연 등 네 명이 뽑혔으니 경쟁률은 어림잡아 750대1 이나 된다.

연기 경험이라고는 신승훈의 '널 위한 이별'이나 휘성의 '안되나요'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게 전부인 그가 본격 데뷔 이전부터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 것은 인터넷을 통해서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반 홈페이지에 올린 학생증 사진이 여기저기 퍼져 나갔고 단숨에 '네티즌 5대 얼짱(얼굴 짱)'으로 등극한 것. 현재 그녀의 인터넷 팬페이지에 등록된 회원수는 3만 명에 이른다.

영화 개봉 전부터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박한별은 지난 부천영화제에서는 페스티벌 레이디로 활동하기도 했다. 스스로의 표현대로 "운 좋게 막힘없이 활동"하고 있는 것. 첫 영화가 공포영화인 만큼 그는 꽤나 열렬한 공포영화의 팬이다. "무서운 장면은 싫어하지만 무서운 영화는 좋아한다"는 그가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는 일본판 <링>, <여고괴담>의 경우 1편은 "공감이 가면서 무서웠던 영화"고 2편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라는 게 여고괴담 시리즈에 대한 평가다.

"저 사실 귀신이 있다고 믿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귀신이 제 눈에는 절대 안보여요. 귀신이 보고 싶어서 어렸을 때 아버지하고 공동묘지에 가자고 조르기도 하고 했지만요."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배우끼리 경쟁심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너무 친해진 나머지 촬영 중 웃음이 터져 나와서 탈이었다"고 대답했다. 사실 영화 속의 소희와 실제 박한별은 여러 모로 닮은 듯하다.

박한별은 소희처럼 '얼짱'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받았으며 고등학교 재학 중에는 발레를 부전공으로 공부하기도 했다. 무용 장면이 촬영됐던 선화예고도 얼마 전까지 공부하던 자신의 모교. 영화 속의 발레장면은 "같은 머리에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장소에서 발레를 했던 고등학교 때 모습과 똑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러 배우의 장점을 합친 배우가 되고 싶다"는 18살 신인배우 박한별에게 앞으로 어떤 역을 연기해보고 싶냐고 물었다.

"하나하나 말하다 보면 끝이 없어요. 춤도 추고 노래도 하는 뮤지컬 배우도 해보고 싶고요, 슬픈 사랑 영화 속 비련의 여주인공도 연기하고 싶어요. <미녀삼총사> 같은 영화도 재미있지 않을까요? 참, 그리고 좀 정신이 나간 여자 역할도 도전해 봤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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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