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M, MIFED와 같은 시기에 마켓 열겠다고 발표해
미국영화견본시(AFM)가 밀라노영화TV견본시(MIFED)에 전쟁을 선포했다. 2월 말에 열리던 AFM이 2004년엔 11월3일부터 10일까지 행사를 한번 더 개최하겠다고 선언한 것. 2004년 11월9일부터 13일까지 마켓을 여는 MIFED의 디렉터 카를로 바시는 “이것은 밀라노와 로스앤젤레스 사이의 전쟁이 될 것이다. 우리는 날짜를 하루라도 늦출 생각이 없으며, 결국 승자는 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을 대표하는 두 마켓 사이의 싸움에서 어느 편이 이길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AFM 협회를 구성하는 150개 회사가 모두 AFM을 선택한다면, 승자는 당연히 AFM. 독일 배급회사 A-필름의 산 후 말타는 “대부분의 세일즈 담당자들은 LA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1981년 시작된 AFM은 7천개 이상의 회사가 참여하고, 5억달러 이상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세계 최대의 마켓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밀라노쪽이 준비한 반격도 만만치 않다. 밀라노에서 열리는 마켓 몇 가지를 주최해온 피에라 밀라노 인터내셔널은 새롭게 MIFED에 참여하면서, 상영시설 개선과 최고급 이탈리아 요리를 제공하는 캐터링 서비스를 약속했다. 이와 별도로 MIFED는 베니스영화제, 영화사 치네치타, 이탈리아 외무성 등과의 연합을 추진 중이다. 바시는 “MIFED가 주먹구구식으로 일하던 시절은 끝났다. 우리는 장기전략을 개발 중이다. 만일 우리가 항공권과 체류비를 모두 제공한다면, 일년에 두번씩이나 LA에 갈 사람은 없을 거다”라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버라이어티>는 “MIFED는 매년 개선을 약속했지만, 매년 상황은 똑같았다”고 회의를 표하기도 했다.
AFM의 공세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그동안 AFM은 시장이 합리화되기 위해선 대규모 필름 마켓 몇개만 존재해야 한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이번 발표는 분명하게 MIFED를 고사시키기 위한 행동임에 분명해보인다. 46년 동안 유럽을 지켜온 MIFED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김현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