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영화 <청자의 넋>이 19일 오후 서울 스카라극장에서 국내 관객에게 공개됐다. <청자의 넋>은 지난 12일 개막한 대종상영화제의 개막작. 지금까지 국내 영화제에서 북한영화가 상영된 것은 지난 4월 전주영화제에서 공개된 <살아있는 영혼들> 이후 두번째다. 그동안 북한 영화로는 2001년 대한민국 종교예술제에서는 최은희 씨가 모스크바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소금>이 특별상영되기도 했으며, 지난해 <임진왜란>이 SBS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났다. 북한 영화가 극장에서 개봉된 것은 2000년 상영된 신상옥 감독의 <불가사리>가 현재까지 유일하다.
다큐멘터리 <동물의 쌍붙기>는 제한상영가 등급에 묶여 공개되지 못하고 있고 <살아있는 영혼들>은 영등위 등급심의만 통과한 상태다. 표 광 감독의 영화 <청자의 넋>은 지난 2월 완성된 최근의 북한 영화. 조선예술영화촬영소가 제작했으며 도명선, 김연화 등이 출연한다.
도공 설지록 일가가 색깔, 모양, 문양이 독특한 고려청자를 만들어 내기 위해 실패를 거듭하며 심혈을 기울인 끝에 마침내 비취색 청자를 만드는 데 성공한다는 것이 기둥 줄거리. 하지만, 결국 이들은 도자기 제조법을 훔쳐내려는 일제의 음모에 의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게 된다. 제목 <청자의 넋>은 "흙에 넋을 심을지어다"라는영화 대사에서 왔다.
더빙으로 목소리를 입히는 등 사운드에서 허술한 점이 많고 단조로운 카메라에 편집도 어색한 부분이 많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이 담긴 영상미는 높게 평가할 만하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는 내용이나 쉽게 예상되는 결말, 변사투의 독백 등은 과거 남한의 문예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영화제의 신우철 집행위원장은 "이 영화가 비교적 최근작인 데다가 정치성보다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추고 있어 시상식 개막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영은 이 영화의 배급권을 갖고 있는 홍콩의 고선필름이 필름을 제공해 이뤄졌으며 20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경희대학교에서 열리는 영화제 시상식 자리에서 한차례 더 상영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