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기억, 끝나지 않은 슬픔...

일제시대 강제 징용에 끌려갔던 차명진 노인은 젊은날의 활기는 모두 잃어버리고, 이제 불편한 다리와 말 못하는 벙어리가 되어 마이쓰루 항에서 자신의 지난 시절을 회상한다.

일본이 전쟁에 패하던 1945년 8월.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을 고국에 갈 수 있도록 귀국선을 대주겠다는 ‘선심’을 베푸는 일본 군대. 8월 22일 밤 10시, 고국에 돌아간다는 기쁨만으로 어쩔 줄 모르는 조선인들은 하나둘 ‘우키시마호’에 탑승하기 시작하고..

이들 중에는 일제에 항거했다는 이유만으로 혀를 잘려 벙어리가 된 20대 청년 리춘, 어린 나이에 종군 위안부로 필리핀까지 끌려갔다가 정신병 환자가 된 소녀 금화, 처녀 공출에 걸려 일본에 끌려왔다가 다리 병신이 된 이후에도 약혼자 차명진만을 찾아 헤매는 해연, 또 리춘을 사랑해 몰래 탑승한 일본 여인 도미에 등이 있다.

7천 5백여명의 탑승객 속에서 해연은 꿈에도 그리던 약혼자 차명진이 귀국선 안에서 조선인 지도자가 되어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리춘은 자신을 쫓아 험한 뱃길에 오른 도미에를 보며 안타까워하고..

한편 부산항을 향해 출발한 ‘우키시마호’는 마이쓰루 항에 정박하려 하고, 이를 항의하는 조선인들에게 ‘우키시마호’의 함장은 ‘식수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어설픈 변명만을 둘러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