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마의 휴일>(사진)에서 오드리 헵번과 열연한 미국 영화 배우 그레고리 펙이 11일 밤 노환으로 타계했다고 그의 대리인이 12일 밝혔다. 향년 87세. 펙의 공보 담당 대리인인 먼로 프리드먼은 "펙이 전날 밤 그가 아끼던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펙은 <케이프 피어>와 <스펠바운드> <신사협정> 등 60여편의 주옥같은 영화에 출연했으며 1962년에는 영화 <앵무새 죽이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1944년 <영광의 나날>(Days of Glory)로 영화계에 첫발을 디딘 펙은 이후 5차례에 걸쳐 아카데미상 후보에 선정되는 등 20세기 후반을 빛낸 최고의 남우로 기록됐다.
특히 지난 1953년 제작된 <로마의 휴일>에서 세인의 이목을 피하려는 공주(오드리 헵번)에게 영원의 도시 로마의 포근함과 아름다움을 눈뜨게해주는 미국인 기자 역할을 맡아 많은 팬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로마의 휴일>에서 펙과 함께 열연한 헵번은 지난 93년 1월 대장암으로 먼저 숨을 거뒀다. (로스앤젤레스 AFP.d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