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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영화는 스포츠카를 타고
김혜리 2003-06-02

블록버스터에 자동차 PPL 본격화

올 여름 메이저 자동차 회사들은 메이저 스튜디오만큼 분주하다. <버라이어티> 최신호는 2003년 여름 시즌 유난히 활발한 할리우드영화의 자동차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에 주목했다. 액션 히어로가 종횡무진하는 여름영화를 탐닉하는 남성 관객에게 영웅이 몰고 다니는 미끈한 자동차는 주인공의 멋진 무기, 멋진 여자친구와 함께 중요한 판타지다. 자동차 회사들이 이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나선 것.

GM은 <매트릭스2 리로디드>의 고속도로 시퀀스를 220대의 자사 제품으로 채웠고 GM의 캐딜락 파트는 신모델 TS세단과 에스컬레이드 EXT SUV를 소개해 인지도를 높였다. <터미네이터3>에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등장했던 렉서스2054에 이어 렉서스 SC430 모델이 모습을 드러내며 뷰익은 경주마와 기수의 이야기를 그린 <시비스킷>의 자동차 파트너다. 일본 회사들도 스크린에 차를 대는 경쟁에 빠지지 않는다.

마쓰다는 <엑스맨2>와 800만달러 계약을 맺고 신형 RX-8 스포츠 쿠페를 캐스팅시켰고 도요타는 유니버설의 <헐크>와 <터미네이터3>에 차를 공급한다. 영화에서 자사 제품의 핸들을 잡는 주연배우를 제품 CF모델로 연장활용하는 예도 있다. <분노의 질주2>에 자동차를 제공하는 미쓰비시는 주연배우 폴 워커 등을 TV광고에 출연시킬 예정이며 지프는 <툼레이더2>의 파라마운트와 공동 진행하는 1000만달러짜리 캠페인에 지프 루비콘을 모는 안젤리나 졸리의 모습을 담는다.

영화에 자사 제품이 노출되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자동차를 비롯한 협찬 업체들은 아예 영화의 인쇄, TV, 인터넷 광고 비용을 분담해 자사 제품 이미지와 결합된 영화 마케팅을 지원하는 식으로 스튜디오와 계약을 맺고 있다.

그러나 <버라이어티>는 자동차 공업 도시 디트로이트와 할리우드의 관계가 매끄럽지만은 않다고 지적하면서 자동차 회사와 스튜디오의 공동 프로모션 계약에 가로놓인 문제점들을 짚었다. 문제는 주로, 창작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생긴 조건의 변화로 스튜디오가 자동차 회사에 계약한 대가를 지키지 못하거나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없이 무작정 큰돈을 요구할 때 발생한다.

GM은 <매트릭스2 리로디드>의 인쇄, TV, 인터넷 프로모션 비용을 지원하는 대가로 PPL뿐 아니라 키아누 리브스, 캐리 앤 모스가 출연한 TV 스폿 광고를 찍기로 했으나 배우들이 별개의 출연료를 요구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편 미라맥스는 2005년에 개봉할 슈퍼히어로영화 <그린 호넷>의 자동차 협찬 파트너가 되는 조건으로 사상 최고인 3500만달러 이상의 금액을 요구해 구설수에 올랐다. 지금까지 이 분야의 기록은 포드자동차가 의 MGM과 맺은 3500만달러 계약. 포드는 이 대가로 에 포드 선더버드 등 3종의 포드자동차를 출연시켰다. 미라맥스가 원하는 계약에는 주인공의 자동차와 수백만달러의 마케팅 비용이 포함돼 있다.

더할 나위 없는 마케팅 기회라는 미라맥스쪽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그린 호넷>의 파트너 공모에 대해 자동차 브랜드들은 ‘바가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스의 줄리 로엠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스튜디오가 하는 일의 정확한 내용과 얼마만한 가치의 미디어 노출을 할 것인가다”라며, 구체적인 마케팅 계획을 제시하지 않고 무작정 큰 금액을 부르는 스튜디오의 태도에 불만을 표했다. 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