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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같은 휴먼드라마,<오!브라더스> 촬영현장
이영진 2003-05-15

갑작스레 액션장면이라도 추가한 건가. 스테디 캠이 등장하더니 곧이어 근접사가 이뤄진다. 번개 같은 카메라 교체와 이동으로 좁은 복도는 급속히 가열된다. 휴먼드라마라고 하지만 <오! 브라더스>의 카메라는 ‘얌전한 새색시’ 같진 않다. 액션영화만큼 컷도 많고 클로즈업도 많다. 때론 시점숏도 과감하게 사용한다. 카메라 이동이 잦을 수밖에 없다. 5월4일, 경기도 남양주군 소재 서종초등학교. “어떤 날은 4시간 촬영하면서 카메라 위치를 16번씩 옮긴 적도 있다”는 김용화(33) 감독은 아버지가 남긴 빚을 떠넘기기 위해 얼굴도 모르는 배다른 동생을 찾아온 상우(이정재)와 피붙이를 알아본 뒤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 봉구(이범수)의 첫 대면장면을 다양한 앵글과 크기로 잡아냈다. “관객이 인물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고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도록 콘티를 짰다”는 게 그의 설명. 이날 13회 촬영을 마친 <오! 브라더스>는 흥신소에서 파파라치 일을 하는 오상우와 그의 배다른 동생으로 조로증에 걸려 30대 중반의 외모를 가진 12살 오봉구의 우애를 그린 코미디영화다. 현재 30% 가량 촬영을 마쳤으며, 추석에 개봉할 예정이다. 사진 손홍주·글 이영진

♣ 이정재가 오전 촬영 때 피워 문 담배는 거의 한갑이다. 엄청난 골초? 사실은 상대인 조연배우의 리액션이 맘에 들지 않아 김용화 감독이 재차 리허설을 요구했고, 그 탓에 설정상 담배를 피워야 했던 이정재는 애꿎은 담배를 연거푸 축내야 했다.(사진왼쪽) ♣ 봉구의 특기는 ‘처키’ 흉내내기. 상우를 따라나선 봉구는 험악한 인상 덕에 나중에 형을 도와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한다. 일찌감치 봉구 역할을 내 것이라고 ‘찜’한 이범수는 “칭얼대는 아이도, 그렇다고 노련한 어른도 아닌 그 중간 어딘가에 연기 톤을 두는 것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 “리허설 안 했으면 큰일날 뻔했어요.” 단편 <자반고등어>로 로체스터, 휴스턴 국제영화제 등에서 수상했던 신인 김용화 감독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본 것이 큰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왼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