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회 칸영화제가 14일 오후(현지시각) 개막된다. 이번 칸영화제는 프랑스영화와 미국영화가 각각 6편, 3편씩 초청돼 강세를 띠고 있는 가운데 20여 편의 작품이 대상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장편 경쟁부문에서 눈에 띄는 작품은 배우출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연출한 <미스틱 리버>와 덴마크 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도그빌>, 프랑수와 오종의 새영화 <스위밍 풀>, 이란 여성감독 사미라 마흐말바프의 신작 <오후의 5시>, <코끼리>(Elephant)(구스 반 샌트) 등.

아시아 영화 중에는 「큐어」로 알려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밝은 미래>와 여성감독 나오미 가와세의 <사라소주> 등 두 편의 일본영화가 이 부문에 올랐으며 중국은 6세대 감독 로우 예의 <자주빛 나비>가 진출했다.

개ㆍ폐막작으로는 <택시2>의 제라르 크라브지크 감독이 연출한 <팡팡 라 튤립>(Fanfan la Tulipe)과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 복원판이 선정, 영화제의 시작과 끝을 알린다.

경쟁부문 상영작이나 개폐막작을 제외하고 영화팬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비경쟁 공식초청 부문에서 상영되는 할리우드 기대작 <메트릭스2-리로디드>. 전세계적으로 5억2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화제작의 4년만에 찾아온 속편으로 칸에서 유럽 프리미어를 갖는다.

영화제 기간에는 개ㆍ폐막식 사회자 모니카 벨루치를 비롯, 심사위원 멕 라이언,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여배우 니콜키드먼, 제임스 카메룬 등이 찾을 예정이다.

최근 1년 간 해외영화제에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올해 칸영화제에서 한국영화는 단 한 편의 장편도 초청작 리스트에 올리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전수일 감독의 <파괴>와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홍기선 감독의 <선택> 등이 초청되지 못한 가운데 비평가주간에서 상영되는 <굿나이트>(전선영), 각각 감독주간,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오른 <사연>(死緣)(박종우)과 <원더풀 데이>(김현필) 등 세 편이 초청됐으며 신상옥 감독의 <상록수>는 회고전으로, 이창동의 <오아시스>는 국제영화제 FIPRESCI상 수상작 회고전의 개막작으로 칸을 찾는다. 또 홍콩감독 유릭와이의 <올 투머로우스 파티>(주목할만한 시선)에 출연한 조용원은 한국 배우 중 유일하게 공식 스크리닝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한편, 밀라노, LA와 함께 세계 3대 필름 마켓인 칸영화제의 필름마켓 (Marche de Film)에는 시네마서비스, CJ엔터테인먼트, 강제규 필름, 미로비전, 시네클릭아시아 등 국내 8개 회사가 참여하며 영화진흥위원회도 종합 홍보관을 마련한다.

영진위는 또 17일 칸 현지에서 한국영화의 밤을 개최할 계획이며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은 <오아시스>의 감독 자격으로 칸을 찾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