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사이더(E 오후 2시)
전쟁이 개인에게 끼치는 영향을 2차대전에 참전한 미국 원주민의 생애를 따라 그려간 영화. 부모의 염려를 물리치고 병영에 들어선 아이라 헤이스가 맞닥뜨린 `유일한 인디언 병사'라는 고립감, 그 속에서 얻은 친구 짐과의 우애 등은 본격적인 전쟁으로 돌입하기 위한 설정들이다.
아이라는 아오지마 섬의 전투에서 격전지 수리바치 산에 짐과 함께 성조기를 꽂는다. 그 장면이 종군사진사의 카메라에 포착되고, 그들은 일약 전쟁영웅이 된다. 사기진작을 위해 정부가 그들을 불러들이지만 아이라는 갑작스런 세간의 조명을 이겨내지 못하고 술에 빠져든다. 무너진 영웅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군 지휘부는 아이라를 다시 해외로 파견한다. 전쟁이 끝난 뒤, 아이라는 ‘인디언 보호지역’으로 돌아오지만 영웅의 배역은 끝나지 않았다. 물 부족에 시달리는 부족을 대표해 워싱턴에 탄원서를 들고갈 인물로 아이라가 낙점되는 것. 그 옷은 여전히 너무 무겁다.
휘청거리는 아이라를 토니 커티스가 연기했다. 실존인물의 생애에 토대를 둔 윌리엄 브래드포드 휴이의 소설을 <마티>로 1955년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한 델버트 만이 영화화했다. 안정숙 기자 namu@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