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숙녀 사라지다> 등 서울 아트시네마서 걸작선
100㎏이 넘는 거구의 배를 쑥 내민 채 뚱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사내. 알프레드 히치콕(1899~1980·사진)은 미국 영화사상 가장 인기있는 대중영화 감독이자, 모든 감독들이 넘고 싶고 넘으려 했지만 넘지 못했던 대가였다. 그의 작품 9편을 필름으로 감상하는 귀한 자리, ‘알프레드 히치콕 걸작선’이 오는 4~11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서울시네마테크(cinemathequeseoul.org, 02-3272-8707) 주최로 열린다.
<쾌락의 정원>에서 <패밀리 플롯>까지, 그는 생애 54편의 영화를 만들고 흥행에 실패한 적이 거의 없는 감독이었다. 가장 대중적인 미스터리·스릴러·공포영화 장르에서 평생 작업하면서 그는 보는 이의 도덕의식을 들쑤시는 작가로 ‘히치콕식 서스펜스’라는 용어를 정착시켰다.
이번 상영작엔 영국시대의 대표작 (1935)과 <숙녀 사라지다>(1938)가 포함돼 있다. 달리는 기차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서스펜스를 만들어내는 <숙녀…>에선 그의 코믹감각을 엿볼 수도 있다. 미국시대의 작품으론 <레베카>(1940) <해외 특파원>(1940) <스미스씨 부부>(1941) <망각의 여로>(1945) <오명>(1946·작품사진) <누명쓴 사나이>(1957)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1959)가 선정됐다. 2차대전 직전 나치의 위협이 배경이 되는 <해외 특파원>은 그의 작품 가운데 “드물게” 참여적인 영화라 평가받으며, 캐롤 롬바르드·로버트 몽고메리가 나오는 <스미스씨 부부>는 “유일한” 그의 스크루볼 코미디다.
기획영화제들이 필름수급 문제 등으로 주로 유럽 등 비미국 작가들에 한정된 경향이 컸기에 이번 영화제는 영화역사에서 절정을 구사했던 1940~50년대 미국영화를 발견하는 자리로서의 의미도 있다. 6일 오후 1시에는 ‘히치콕의 영화세계’(한상준) 특별강좌도 마련됐다. 서울시네마테크는 <현기증> 등 3편을 내달 중순께 ‘알프레드 히치콕 걸작선 2’라는 제목으로 상영할 계획이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