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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나오는 집이에요,<장화,홍련> 촬영현장
2003-03-24

지난 3월3일 촬영을 모두 끝낸 김지운 감독의 <장화, 홍련>은 90% 이상이 실내장면이다. 수미, 수연 두 자매와 죽은 생모를 대신해 들어온 새엄마와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과 공포가 핵심 줄거리로 영화의 주무대는 이들 가족이 살고 있는 집. 집 자체를 공포의 주인공으로 세운 이른바 ’하우스 호러’영화이기 때문에 다른 영화보다 비주얼에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 실내신은 주로 양수리 세트에서 촬영했지만, 영화에 등장하는 집 외관 세트는 전남 보성의 한 마을에다 지었다.

촬영 끝나기 직전 찾은 보성 촬영현장. 마치 한적한 산장을 연상시키는 세트는 곳곳에 공을 많이 들인 티가 역력하다. 앞쪽에 있는 저수지와 갈대밭은 집과 어우러져 황량함마저 풍긴다. 두 자매가 서울에서 요양을 끝내고 돌아는 장면이 이날 촬영분이다. 자매 역을 맡은 임수정과 문근영 두 배우는 깜찍하고 귀여운 외모의 소유자. 그러나 촬영에 들어가면 어둡고 서늘한 표정이 제법 자연스럽게 묻어나온다. 배우를 많이 ‘탄다’는 감독에게 단련되어서일까? 그러나 촬영이 비는 시간은 배우들과 연기에 대한 얘기보다 소소한 농담으로 시간을 보내는 감독이다. “작품에 대해 얘기를 잘 안 해주세요 그래서 더 힘들었고, 저의 연기에 한계를 많이 느꼈어요”라는 임수정의 말은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중압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장화 홍련전>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스토리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 영화사쪽의 설명이고 보면, 시나리오와 연출을 맡은 김지운 감독의 머릿속이 궁금해진다. “원전의 모티브와 공포의 요소만 살린 채로 원전을 열심히 훼손했다.” 그는 “공포 장르는 너무나 영화적이고 감독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많아 즐겁다”며 자신의 첫 장편호러영화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후반작업을 끝내고 올 여름에 이 공포의 집을 공개할 예정이다.보성=사진·글 정진환

♥ 촬영에 앞서 리허설 중인 임수정을 꼼꼼히 살피는 김지운 감독. ♥ 촬영 틈틈이 배우들과 얘기를 나누는 김지운 감독. 그러나 영화에 대한 얘기는 거의 안 한다는 것이 배우들의 이구동성.

♥ 세트를 세울 장소를 찾느라 전국 방방곡곡을 다닌 제작진이 결정한 곳은 전남 보성, 저수지가 있는 한 마을. 설정상 세트에서 보이는 곳에 저수지가 있어야 했기에 장소를 찾느라 애을 많이 먹었다.♥ 아버지와 새엄마 역을 맡은 김갑수와 염정아. 염정아는 “공포라는 장르는 싫어하는데, 이번에 남에게 겁을 주는 것이 굉장히 재밌는 일이라는 것을 알았다”고.